[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세계에서 인공지능(AI)은 놀라운 혁신으로 급부상했다. 다양한 산업에 혁신을 가져온 모든 직업군에 도입돼 활용되고 있는데 의료기관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 헬스케어 분야에서 활발하게 AI가 적용되고 사례로 많이 알려진 예시로는 상담이나 진료를 위한 AI 챗봇, 이미지 인식을 중심으로 한 진단 분야다. 이러한 솔루션들은 방대한 양의 학습데이터를 습득·판독하는 훈련을 받아 진료 현장에 도입됐다. 환자의 편리성 및 진단 정확도를 높이고 의사가 진단·판독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보조하고 있다.
먼저 AI 딥러닝·머신러닝 신기술 확보를 위해 자체 내부강사를 육성한 뒤 커리큘럼을 만들어 정보관리국 개발자 대상으로 내부교육을 시행했다. 이후 교육에서 개발자들이 액션러닝을 시행하며 AI 예측모델을 개발했고 이를 디지털종합의료정보시스템(Refomax, 리포맥스)에 탑재해 지금의 예측모델을 만들 수 있었다.
한림대의료원의 42개 AI 예측모델은 국내 의료기관 중 최다 개발 및 적용 건수로 현재 42개 예측모델의 평균 예측률은 87%다. 예측률이 높은 이유는 전자의무기록(EMR)에서 평균 10년치의 환자 데이터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또 진료과, 나이, 성별, 진료요일, 진단코드 등 학습변수(데이터)를 분석 및 가공해 최적화된 머신러닝 알고리즘에 적용했다.
◇'어떻게 알고 미리 오셨지?'…환자 상태 사전 예측
AI 예측모델은 의료진이 처방전달시스템(OCS)에서 환자 정보를 조회할 때마다 실시간으로 발생 가능성을 계산해 제시해준다. AI가 매 순간 변하는 환자 정보를 바탕으로 발생 가능성을 계산하며, 이 예측값에 따라 환자를 고·중·저위험군으로 분류한다.
일례로 흡인성 폐렴은 위나 구강 내 분비물에 포함된 병원성 세균이 식도가 아닌 기관지를 통해 폐로 들어가며 발생하는 질환이다. 기존에는 반복되는 뇌경색·치매·의식저하 등 입원환자의 흡인성 폐렴 발생 위험을 높이는 임상적 상황만을 보고 대처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예측모델을 통해 실시간으로 입원환자의 흡인성 폐렴 발병 위험을 확인하고, 질병 발생 전에 이를 대처할 수 있게 돼 환자들이 보다 안전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한림대춘천성심병원 장경희 간호팀장은 "흡인성 폐렴 가능성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것이 가능한 덕분에 노인 등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관리가 가능해졌다"면서 "이 AI를 통해 흡인성 폐렴 외에도 연하장애나 흡인 때문에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응급상황을 예방하는 활동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측모델 도입으로 의료진 효율성 증대
더불어 의료진의 업무 효율성도 높아졌다. 그동안 예측모델이 개발되기 전에는 소수의 의료진이 수백 명의 환자를 동시에 모니터링하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 지금은 예측모델의 예측 정확도가 높기에 환자 상태가 나빠지기 전에 미리 위험도를 파악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의료진의 업무 효율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실제 AI 예측모델 도입 이후 환자들의 중증 발생 가능성이 낮아지고 의료진의 업무 효율성이 좋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8월 한림대강남성심병원 108병동에서 근무하고 있는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97%가 AI 예측모델 도입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만족하는 이유로는 '환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어서', '365일 24시간 맞춤형 환자관리가 가능해져서', '환자의 중증 발생이 낮아져서', 기존보다 업무 편리성이 높아져서'와 같은 업무 효율성·환자 관리 증대 부분이 많았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임은주 간호부장은 "환자와 환자 보호자도 기존에 막연하게 받아들였던 안전사고 위험률을 수시로 접하다 보니 더욱 경각심 있게 인지하게 됐다"며 "AI 예측모델 도입이 실제 환자안전사고 발생 감소로 이어져 안전한 병원문화 정착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AI 예측모델 도입은 환자·보호자·의료진 모두 만족한 결과로 이어졌다. 환자안전이 강화됨에 따라 VOC(고객의 소리) 또한 감소했다. 한림대의료원은 올해 안으로 4개의 AI 예측모델을 더 개발해 진료 현장에 적용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환자안전 강화에 최선을 다해 환자들이 믿고 다닐 수 있는 병원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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