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요즘 A씨는 10살 자녀 때문에 걱정이 많다. 작년부터 아이가 가슴이 빨리 뛴다고 말해왔는데, 별일 아닌 것 같아 대수롭지 않게 넘겨왔다. 그러던 어느 날 어지럼증과 가슴 두근거림 증상을 호소해 응급실에 방문했고, 상심실성 빈맥을 진단받았다.
소아부정맥의 발병 원인은 다양하고 명확하게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선천적으로 심장에 문제가 있어 심장 수술을 받은 이후 생길 수 있고 심근병증, 심근염 같은 질환을 앓고 나서 생길 수도 있다. 구조적으로 정상 심장인 경우에도 어느 시기든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다.
소아부정맥은 방치할 경우 심장 기능을 악화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부정맥의 종류에 따라서는 갑작스럽게 사망에 이를 수 있어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특히 영유아의 경우 일반적인 소아 감염성 질환과 증상이 유사하기 때문에 구분이 어려울 수 있다. 만약 자녀가 잘 먹지 못하거나 토하는 증상, 처지거나 활동량이 감소하는 증상, 이유 없이 보채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영유아는 증상을 직접 표현할 수 없어 보호자가 모르고 지나칠 수 있어 부정맥이 수일 이상 지속하고 나서 비특이적 양상으로 진단하는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소아부정맥을 진단받았다면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해야 한다. 신생아나 영유아 시기에 발생한 부정맥은 약물치료가 우선시 되며, 체중이 15kg 이상인 학령기에는 부정맥의 종류와 안전성, 위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냉각절제술이나 전극도자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다.
전극도자절제술은 사타구니에 있는 혈관을 통해 특수한 전깃줄을 심장 안에 위치시켜 부정맥 발생 부위를 찾고 고주파로 없애는 시술 방법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시술이나 빈맥의 위치에 따라 심장의 주요 전도체계에 손상을 줄 수 있어 이런 위험성이 높은 경우엔 냉각절제술을 시행한다.
냉각절제술은 상심실성 빈맥에서 주로 적용 가능한 시술이다. 비정상적 전기신호의 통로를 찾아 영하 30도로 냉각해 주변 주요 조직에 손상을 주지 않는지 안전성을 확인한다. 이후 영하 80도까지 낮춰 전기신호의 길을 국소적으로 차단하는 치료법이다. 특히 소아청소년에서 연령이 어릴수록 심장의 크기가 작아서 전극도자절제술로 치료할 때 시술 중 합병증의 위험이 성인에 비해 높을 수 있는데, 냉각절제술은 시술의 안전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어서 소아청소년에게 적합성이 높아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시술법이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주성 교수는 "냉각절제술은 소아의 상심실성 빈맥을 안전하게 시술할 수 있는 효과적 방법이다. 부정맥을 앓고 있지만 위험해서 시술할 수 없던 소아청소년도 냉각절제술을 통해 성공적으로 시술할 수 있게 됐다"며 "부정맥 시술법마다 장단점이 다르기 때문에 소아부정맥의 원인이 되는 질환 및 시술 방법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의료진에게 치료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주성 교수는 국내 10명 미만인 소아부정맥 시술이 가능한 부정맥 전문의로서, 소아심장질환에 대한 다수의 연구를 시행하고, 대한부정맥학회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소아심장분야 발전을 위해 왕성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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