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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이 찾아오는 '자가면역 간질환', 치료시기 놓치면 간암 가능성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3-11-19 09:08 | 최종수정 2023-11-19 09:08


간은 평균적으로 1.5㎏에 달하는 인체에서 가장 큰 장기로, 콜레스테롤 처리, 에너지 저장, 정상 혈당 유지, 다양한 호르몬 조절, 해독 등의 수많은 기능을 담당하며 '인체의 화학공장'으로 불린다. 이처럼 간은 인체 내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독소나 균들도 해독해야 하기에 손상 위험이 높은 장기다. 간 손상은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고, 한번 망가진 간은 섬유화가 진행돼 딱딱하게 굳어가 예전처럼 회복되긴 어렵다. 간이 정상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면 쉽게 피로해지고, 식욕감퇴, 구토, 소화불량 등 다양한 불편감이 나타나고 지방간, 만성간염, 급성 바이러스 간염, 간경변 등 다양한 간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간의 70%가 손상될 때까지도 별다른 증상이 없기 때문에 간질환은 건강검진을 통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조기에 질병을 알게 되면 적절한 치료를 통해 간 건강을 되찾을 수 있지만, 이상 증상을 느껴 병원을 찾은 시기에는 이미 상당히 간질환이 진행된 상태로 심한 경우에는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

최근에는 전체 간질환에서 약 5%를 차지하며 '숨어 있는 간질환'이라고 불리는 '자가면역 간질환'환자가 늘어나며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자가면역 간질환은 면역체계 이상이 생겨 본인의 간세포 또한 유해한 것으로 판단해 스스로 염증을 만드는 병증을 말한다. 자가면역 반응으로 약해진 간조직은 바이러스나 세균에 쉽게 감염될 수 있어 급성 간염으로 발전하거나 증상을 자각하지 못해 만성화되는 위험이 있다.

자가면역 간질환은 간염바이러스 보균자가 아니거나 평소 음주를 즐기지 않는 환자임에도 건강검진 결과에서 AST, ALT, γ-GT, ALP, 빌리루빈(bilirubin) 등 간수치가 꾸준하게 상승하거나, 바이러스 간염, 약제나 독성간염, 대사 및 유전적 간질환을 배제한 뒤에도 원인을 찾지 못한 경우에 의심해 볼 수 있다.

자가면역 간질환은 병변 부위에 따라 5가지로 구분되며, 그중 '중복증후군(Overlap Syndrome)'은 2가지 이상의 질환이 합병해 나타나는 질환을 말한다. 자가면역 간질환을 제때 치료하지 않을 경우에는 간경변으로 발전하고, 이는 간암으로 이어져 생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조기진단이 중요한 것은 물론, 각 질환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르기에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다만, 대부분 무증상이거나 비특이적 증상으로 진단이 어렵고 질환을 구분하기도 쉽지 않다는 게 문제다.

자가면역 간질환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서는 '자가면역 간질환 항체 검사'를 진행해 보는 것이 좋다. 해당 검사는 수검자의 혈청 또는 혈장에서 lgG 항체 4종(SLA/LP, LC-1, LKM-1, AMA-M2)을 정밀면역검사 방법으로 검출하는 검사로, 자가면역 간질환의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 또, lgG 항체 4종을 동시 검출 가능해 단일 항목 검사보다 효율적이며, 혈액을 채취해 체외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수검자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이지원 GC녹십자의료재단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는 "자가면역 간질환은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중증질환으로 진행되어 특이점이 나타난 경우 또는 건강검진 중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며 "다가오는 연말, 늘어난 술자리에 간 건강이 걱정된다면 평소 간 건강에 관심을 갖고 정기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소리 없이 찾아오는 '자가면역 간질환', 치료시기 놓치면 간암 가능성
사진제공=GC녹십자의료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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