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하 현금)이 전년 대비 26.8%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증가분의 65% 가까이가 삼성전자 몫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에 단기금융상품을 대거 처분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한 삼성전자는 현금 증가분의 64.8%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말 현금 보유량은 79조9198억원으로 전년 39조5831억원보다 40조3367억원(101.9%)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증가분(8조8994억원)의 4.5배에 달한다.
1년 사이 현금 보유량이 1조원 이상 늘어난 기업은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LG에너지솔루션 등 9곳이다.
SK에너지(1조8442억원↑), 두산에너빌리티(1조6271억원↑), LG화학(1조5676억원↑), SK하이닉스(1조4945억원↑), 삼성물산(1조2496억원↑), 현대삼호중공업(1조151억원↑) 등도 현금 보유량을 1조원 넘게 늘렸다.
반면 HMM과 KT는 현금 규모가 1조원 이상 줄어들었다. HMM은 작년 6월 3조4338억원에서 올해 6월 1조6977억원으로 1조7361억원(50.6%) 줄었고, KT는 2조8217억원에서 1조8055억원으로 1조162억원(36.0%) 감소했다.
CEO스코어 관계자는 "기업 대다수가 이익잉여금 증가액 이상으로 현금을 늘려 가용 자원을 확보한 상태"라며 "불안정한 경제 환경 탓에 내외부적으로 위기 요인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