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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철근 누락 사태 관련 은폐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무량판 구조 아파트에 이어 인천지역 벽식구조 아파트에서도 철근이 누락됐는데 본사 측에 보고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철근 최대 50% 누락…보강공사 착수에도 보고 없어
해당 아파트는 전체 13개동 중 4개동, 지하 벽체 부분에서 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확인됐다. 4개동 지하층 벽체 길이는 2380m, 누락 부위 벽체 길이는 71m로 누락 구간은 해당 동 지하층 벽체 길이의 2.98%에 해당한다. 이 구간에서 누락된 철근 양은 최대 50% 수준으로 전해졌다.
이는 철근 배치 시 잘못된 구조 모델을 적용해 산출하면서 구조도면에 오류를 가져온 것이 원인이었다. 감리단이 현장 시공 확인 업무수행 중 구조설계 오류를 발견했고, 설계사를 통해 누락 사실을 LH에 보고했다.
LH의 철근 누락 관련 은폐 의혹은 지난 8월에도 불거졌다.
LH가 검단신도시의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가 발생한 현장과 같은 무량판 구조로 된 91개 아파트 단지를 전수 조사한 뒤 15개 단지에서 철근 누락을 확인했다고 발표했지만, 조사 대상에서 10개 단지가 누락된 것이 뒤늦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철근 누락 아파트 단지도 15곳이 아닌 5곳이 더 있던 것으로 확인돼 문제를 축소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국토교통부 보고 체계 질타…LH 전수조사 추진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번에 다시 논란이 된 LH의 보고 누락과 관련해 질타하며 일선 현장의 관리체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해당 문제에 대해서 제3의 기관에서 공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했다. 원 장관은 "일선 현장 단계에서 본사에 보고하지 않는 이 사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겠나"라며 "LH는 왜 이 내용이 본부장까지 보고가 안 됐는지, 보고 누락 사태를 심각하게 다뤄 달라"고 말했다. 이어 "LH의 셀프 점검이 아니라 국토안전관리원에 특별히 엄격한 지침을 줘서 신뢰에 하자가 없는 제3의 기관이 LH 보고 누락 및 LH 시정 방법에 대한 공법 논란을 비롯해 전 사업장을 점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H는 보고 누락 사태와 관련해 현재 감사를 진행 중이며 시공 중인 벽식 구조 아파트에 대한 전수조사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입주민들에 대한 안내도 진행할 예정이며 필요시 설명회까지 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LH 관계자는 "이슈의 중대성을 봤을 때 이번 사안의 경우 보고가 돼야 했다고 판단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해 감사를 진행 중"이라며 "정확한 감사 종료 시점을 예단할 순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시공 중인 벽식 구조 아파트에 대한 점검지시가 내려왔기 때문에 점검 범위나 방법, 과정 등에 대해 국토부와 협의를 거친 뒤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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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준 LH 사장은 이번과 같은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보고 체계를 전면 재정비하고 설계 검증단과 품질 검증단을 신설, 부실시공 문제를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아파트 조사 결과에서도 설계 단계에서부터 오류가 상당수 발견된 것을 의식한 조치다.
이 사장은 "인천 검단 현장에서 이런 상황이 발생했는데 인천지역본부장도, 본사 담당 본부장도 보고받지 못한 안타까운 사태가 발생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감사를 통해서 보고 체계, 관리체계에 대해 전면적으로 시스템을 정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협의해서 조직 개편(방안)이 나오면 설계 검증단을 마련토록 하겠다"며 "설계대로 시공된다는 보장도 없으므로 품질 검증단도 만들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해당 현장을 맡은 감리 용역회사는 설계 오류를 지적한 감리 단장을 교체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감리단장은 문제아파트의 철근이 누락된 벽체를 해체하고 처음부터 다시 지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LH는 지난 6월 구조 오류를 확인한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진행 상황에 대해서 감찰 중이다. 감리 단장의 교체 이유에 대해서도 포괄적으로 조사를 진행 중이다.
강우진 기자 kwj12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