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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별한지 6개월만에 재혼을 선언한 아버지 때문에 고민이라는 한 누리꾼의 사연이 온라인 상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 17일, 한 익명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엄마 사망 6개월만에 재혼한다는 아빠"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어 A씨는 "아버지가 어머니와 살던 집에 있으면 허전하다고 하셨다. 이전에 부모님이 살던 집은 전세였다."라며 "그래서 내가 그동안 모은 1억 4천만원을 전부 보태 3억 아파트를 매매해 이사하고, 내 돈으로 가구와 가전제품을 모두 새것으로 교체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던 중, 어머니가 돌아가신지 6개월이 되었을 무렵 아버지는 돌연 재혼을 하겠다고 선언하였다. A씨는 "아버지는 공무원, 박봉에 모은 재산도 없다. 투자 실패로 인해 빚만 1억 정도 있는 상황이다. 퇴직 후 연금은 받는다."라며 "어머니가 돌아가신지 6개월 됐고, 나와 남동생은 아직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아버지는 어떻게 벌써 재혼 생각을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라고 토로했다.
A씨의 말에 따르면, 어머니 장례를 치를 당시 아버지는 재혼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A씨는 "남동생과 나만 아버지 옆에 있어주면 된다고 해서 다니던 회사도 그만두고 아버지 옆으로 왔다."라며 "왜 이제와서 마음이 저렇게 바뀌었는지 황망하기만 하다."라고 하소연했다.
알고 보니 A씨 아버지의 지인들이 재혼을 권하며 몇몇 여성을 소개시켜준 것. A씨는 "며칠 전 만난 여성분이 마음에 드셨던 것 같다. 그 여성분은 자식 낳기 전 이혼하고 계속 혼자 살고 있다. 경제적으로 많이 힘든 상황이다."라며 "아버지는 남동생과 나의 눈치를 보며 재혼 의사를 여러 번 입에 올렸다."라고 밝혔다.
이에 A씨는 "회사도 포기하고 아파트를 사느라 모은 돈도 전부 아버지에게 준 나는 실망과 분노로 아버지와 인연을 끊고 싶은 심정이다."라며 "나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냐. 돌아가신 엄마가 너무 보고싶고 살고 싶은 마음도, 의지도 무너진다."라고 공분했다.
A씨의 사연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자, 그는 후기를 남겼다. A씨는 "아버지가 그래도 우리에게 돈을 아끼지 않고 잘해주셔서 아버지를 믿었다."라며 "슬픔을 같이 이겨낼 생각에 직장도 포기하고 아버지에게 모은 돈도 다 맡긴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A씨는 "내가 몰랐던 아버지의 모습이 있었던 것 같다. 너무 다른 사람같고 낯설다."라며 "아버지 친구분이 소개시켜준 것이 맞다. 재혼하라고 하고 내가 쓴 돈은 모두 아버지에게 받을 것이다. 그러고 서울에서 내 인생을 살 것이다. 걱정하고 조언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전했다.
황수빈 기자 sbviix@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