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 플랫폼 업계 1위 야놀자에서 부실한 소비자 대응 사례가 잇달아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중복 예약'으로 피해를 본 소비자에 대한 보상 문제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중복예약은 개별 숙박업체가 여러 플랫폼을 통해 예약을 받다 보니 방을 소진한 채 예약을 받는 경우를 말한다. 이에 따라 일부는 갑작스럽게 숙소 취소 통보를 받는 등 소비자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보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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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 예약 취소 해놓고 교통비 35원이 보상?
최근 온라인상에서는 야놀자로부터 피해를 봤다고 하소연하는 A씨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지난 겨울 부산 해운대에서 연휴를 보내려고 지역 숙소를 예약한 A씨는 야놀자로부터 돌연 예약 취소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저녁 늦은 시간 입실하지 못하고 급하게 인근 숙소를 찾아 2시간을 헤매면서 대체 숙소를 겨우 예약했다고 한다.
이후 A씨는 야놀자 측의 대처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 야놀자 측에서는 A씨에게 예약 취소 이후 실비 보상은 없고, 교통비 35원과 대체숙소 결제금액의 10%를 포인트로 제시하겠다고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35원은 네이버 실시간 추천 경로를 통해 자차 이용 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이었다. A씨는 "숙소를 잡아주지도 않고, 2시간 걸려 방을 잡았더니 35원을 준다고 했다"며 "어이가 없어서 잘못 들었나 오타인가 싶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야놀자 측은 고객의 개인정보라 자세한 설명이 어렵다며 중개 플랫폼 특성상 중복예약을 원천 차단할 수 없어 발생한 문제라고 밝혔다.
또 해당 35원에 대해서는 "고객이 이동 거리에 따른 유류비 보상을 문의해서 안내했던 부분이지 실제 보상을 그렇게 하겠다는 취지는 아니었다"고 전했다.
야놀자는 지난 2017년부터 안심예약제를 운영, 투숙일 기준 7일 전 중복예약으로 인한 취소에 대해 결제금액을 모두 환불해 주고, 예약금의 50%를 포인트로 돌려주는 제도를 운영 중이다. 대체숙소를 구해야 할 경우에는 기존 숙소에서 해당 숙소까지의 편도 교통편 비용 등을 제공하고 있다.
야놀자 관계자는 "플랫폼 시스템상 중복예약 피해를 막을 수 없어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책으로 해당 제도를 운영 중"이라며 "다만 소비자가 예약한 당일에 이뤄진 예약 취소의 경우 등은 포인트 지급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50%까지는 아니더라도 도의적으로 자체 판단하에 예약금의 일정 부분을 포인트로 지급하고 있다"며 "이 소비자도 대체숙소를 마련한 경우"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서 전문가는 야놀자 등 플랫폼에 대한 제도적 규제가 미비한 상황으로 업체 자체적으로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제도를 마련하고, 정부 차원에서의 대책이 나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는 예약 전 당일 예약 취소 관련 약관과 업체 보상 규정을 확인하는 등 소극적인 대처밖에 할 수 없다"며 "이같은 플랫폼 사업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의 제도 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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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재해로 묶음상품 기차 끊겼는데 "숙소 환불 어렵다"
야놀자의 고객관리에 대한 지적은 지난달에도 제기된 바 있다. 야놀자를 통해 교통편과 숙소 묶음상품을 구매한 B씨가 폭우로 교통편이 중단된 상황에서 숙소 환불을 받지 못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다.
광명에서 진주로 가는 KTX·숙소 묶음상품을 예매한 B씨는 예약 당일인 7월 20일 오후 8시즈음 동대구~진주까지 노선이 호우로 인해 중단됐다는 안내를 받았다. B씨는 노선 중단으로 숙소에 갈 수 없어 숙소 환불을 요청했지만, 야놀자 측에서는 KTX 환불 외에는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내놨다고 주장했다. 자연재해로 인한 취소인데 숙소 환불이 안 되냐는 문의에, 대체 교통수단이 있어 환불은 어렵다고 했다는 것. B씨는 결국 렌트카를 빌려 해당 숙소에 도착했고, 교통 비용으로 40만원을 지불해야 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야놀자 측은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 케이스의 경우에는 환불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다만 기차 외의 이동 수단으로 목적지까지 이동이 가능한 경우에는 교통편, 이동 가능성 등 여러 조건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야놀자는 고객 안내 사항에 결합상품의 경우 부분 취소가 불가능하며 자연재해, 기상악화 등의 이유로 숙소 방문이 어려울 때는 고객센터 문의를 거쳐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경우 증빙자료를 요청할 수 있고, 상황에 따라 취소가 어려울 수 있다고 안내한다.
이영애 교수는 야놀자의 잇단 부실 대응 논란에 대해 "소비자 컴플레인이 잦아지는 것은 장기적으론 플랫폼의 기대치를 떨어뜨리는 일"이라며 "업체는 피해 보상책을 현실화하고, 피해 발생 시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등 소비자 입장에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우진 기자 kwj12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