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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정은 변수가 많은 스포츠이다. 선수의 기량도 중요하지만 모터의 성능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고 심지어 어느 코스를 배정 받아 출전하느냐에 따라서도 입상의 성패를 크게 결정짓게 된다. 이밖에도 날씨나 수면 상태 등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상당히 많은 편이다. 때문에 선수가 기량만을 가지고 경주를 풀어가는 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지난 13회차까지의 경주 중에서 총 28개의 경주가 쌍승식 2.0배 이하의 초저배당을 형성했는데 그중 인기 순위대로 나란히 들어온 경주는 11개 경주에 불과했다. 확률로 따지면 약 40% 정도다. 확률로 낮은 숫자라고는 할 수 없지만 2.0배 이하의 초저배당 경주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절반의 확률에도 못 미친다는 점이 다소 충격적이다.
이러한 강자들의 동반 입상 실패는 자연스럽게 고배당으로 이어지게 되는데 지난 8회차 목요 6경주에서 현존 최강의 선수 중 한명인 조성인이 인코스의 이점을 가지고 출전했으나 3코스의 이휘동에게 맥없이 휘감기며 최종 배당 1.8배를 뒤엎고 쌍승식 29.0배의 이변이 나왔다.
다만 아쉬운 점은 선수들이 좀 더 프로의식을 가지고 팬들에게 책임감 있는 경주 내용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유력한 입상 후보들 간에 우승을 놓고 정면 대결을 펼치다 어느 한 선수가 밀리면서 이변이 나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아주 유리한 코스임에도 불구하고 갑작스러운 스타트 난조를 보이며 입상에 실패하게 된다면 그 결과를 순수하게 받아들이고 인정할 수 있는 팬들은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다.
예상지 경정 윈저의 황영인 예상 전문위원은 "경주 추리는 매번 신중하게 해야 하지만 이러한 초저배당이 형성 되는 경주일수록 더욱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적중을 시킨다 해도 큰 메리트가 없고 생갭다 이변도 자주 나오고 있어 이런 경주는 잠시 관망을 하거나 두 명의 입상 후보 중 한 명 정도를 과감하게 배제시키며 약간의 이변을 노리는 전략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