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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분야에서 특정 연령층에 돌출한 재능을 가진 인재가 동시대에 여러 명 배출되어 뛰어난 경기력과 성과를 거둘 때 '황금세대'라는 표현을 쓴다. 주로 스포츠 종목에서 사용되곤 하는데 야구에서는 박찬호, 임선동, 조성민, 정민철, 박재홍 등을 배출한 92학번과 추신수, 이대호, 김태균, 오승환, 정근우 등이 출생한 82년생들을 '황금세대'에 비유하곤 한다.
팬들의 시선은 그랑프리 결승까지 진출했던 양승원과 전원규에게 집중됐고 초주 자리 잡기가 여의치 않았던 황인혁은 선두유도원 퇴피와 동시에 대열 맨 앞쪽으로 나왔다. 그리고는 친구인 김형완을 방패삼아 그대로 시속을 올리기 시작했고 주도권을 뺏긴 양승원, 전원규는 3코너 지점에서 젖히기를 시도했으나 황인혁을 넘어서는데 실패하며 각각 2, 5착에 그쳤다.
선행형 강자로 명성을 날리다가 어느 시점부턴가 마크추입 빈도수가 높아지며 하향곡선을 그리던 황인혁은 이번 깜짝 두 바퀴 선행 우승으로 부활의 신호탄을 확실히 쏘아 올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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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범(18기 김해), 엄정일(19기 김포), 류재열(19기 수성), 김형완(17기 김포)도 본인들의 위치에 맞는 무난한 활약으로 새해를 시작했다.
박용범은 3회차 금요경주 2착이 '옥에 티'지만 1회차 금, 토 경주에서는 추입 2연승으로 이름 값을 했고, 류재열도 인기순위 2위로 출전했던 1회차 금, 토 경주에서 2착을 지켜내며 결승까지 진출했다.
2회차에 출전했던 엄정일도 토요경주 3착으로 결승진출에는 실패했으나 금, 일 경주에서 특유의 추입력을 앞세워 2승을 챙겼다. 마크력이 탁월한 김형완도 1,2회차에 연속출전 해 2착 4회의 성적을 남겼다.
황인혁의 세종팀 12년 후배인 '새끼 토끼' 구본광(27기 24세 세종)의 활약도 빛났다. 2회차 13일 데뷔전에서는 신양우를 멀찌감치 따돌리는 타종선행으로 첫 승에 성공했고 인기순위 2위로 출전한 토요경주에서도 우승후보였던 임요한의 추입을 여유 있게 막아내는 막강 선행력을 과시했다.
구본광은 본인 보다 훈련원 순위가 더 높았던 27기 동기 이성록, 김광오를 만난 15일 결승에서도 변함없이 선행을 고수했고 200m 랩타임을 우수급 강자들의 시속을 능가하는 11초47로 끊으며 전망을 밝혔다.
예상지 경륜박사 박진수 팀장은 "수년간 경륜장을 호령했던 87년생들은 36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10명의 선수들이 현재까지 특선급을 유지하고 있으며 계묘년 시작과 함께 황인혁, 정종진이 차례로 결승전을 접수하는 등 올해도 변함없는 활약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