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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서울경마공원 신인 기수 2인, 출발선에 선 그들의 소감은?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22-07-15 07:12


2022년 서울경마공원 신인 이상규 기수와 오수철 기수(왼쪽부터). 사진제공=한국마사회

더운 여름을 청량하게 채워 줄 새로운 얼굴들이 서울경마공원에 찾아왔다. 지난 7월 1일자로 기수 후보생이라는 타이틀을 떼고 본격적인 수습 기수로 활약하게 된 기수들이다. 1997년생 오수철 기수와 2000년 이상규 기수, 떨리는 마음으로 첫 경주 데뷔를 준비하고 있는 그들을 만나봤다.

꿈꾸고 고대하던 기수가 된 그들에게 데뷔 소감에 대해 먼저 물었다. 오수철 기수는 "아직 경주를 뛰지 않아서 실감이 안 나는데 기분이 많이 좋다"며 "기수가 되기 위해 시험도 보고 후보생 교육도 받았는데 그 시간이 헛되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상규 기수 역시 "고등학교 때부터 꿈꿔왔던 기수가 된 게 약간 믿기지가 않을 정도로 기분이 좋다"며 벅찬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오수철 기수 "육성목장 경험하며 기수에 대한 꿈키워…", 이상규 기수 "기수라는 꿈으로 이끈 고등학교 선생님의 조언과 응원 덕분"

두 기수 모두 기수라는 꿈을 이루고 주변 사람들의 축하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 오 기수의 어머니는 기수를 준비하는 아들에 대해 주변 분들에게 많이 이야기를 하셔서, 이미 기수로 알고 있던 분들도 계실 정도였다며 그것 땜에 본인은 더 열심히 준비해야만 했다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이후 진짜 기수로 데뷔하니 밤까지 전화를 돌리실 정도로 아들 자랑에 여념이 없으셨다는 후문이다. 이 기수의 가족들 역시 '개천에서 용났다'고 표현할 정도로 기수가 된 것에 대해 좋아하셨고 친구들도 많은 축하를 해줘서 본인 역시 기뻤다고 말했다.

오수철 기수는 어릴 때부터 운동에 소질을 보였던 학생이었다. 중학교 때까지 합기도를 했었는데 한계가 느껴져 진로를 고민하던 때, 담임 선생님이 체구도 맞고 운동도 좋아하니 말을 타볼 것을 권하면서 본격적으로 말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오 기수는 제주 성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육성목장에 들어가 일을 하며 말에 대해 공부하고 기승도 경험했다. 그렇게 차근차근 기수라는 꿈에 한 걸음씩 다가갔다.

이상규 기수는 중학교 졸업 이후 마사고등학교에 대해 알게 되며 진로를 정하게 됐다. 처음부터 기수를 꿈꿨던 건 아니었지만 본인에게 맞는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생각해 1학년 때부터 준비를 시작했다. 특히 옆에서 많은 조언을 해주시던 선생님이 계셨는데 조언도 많이 해주고 옆에서 운동도 도와준 게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고 그는 말했다. 선생님과 요즘도 자주 연락하고 있는데 기수가 된 것에 대해 엄청 좋아해주신다고 한다.


2022년 서울경마공원 신인 이상규 기수와 오수철 기수(왼쪽부터). 사진제공=한국마사회
◇연습과 훈련으로 열심히 담금질 중인 그들 … 올해는 많은 경험과 기승 기회 얻었으면 하는 바람 전해

기수 선배들은 어떤 조언을 해주는지에 대해 질문했다. 말 열심히 얻어 타고 인사도 열심히 하라는 선배들의 조언이 있었다는 말과 함께 바로 윗 기수 선배인 임다빈 기수가 특히 많은 도움을 준다고 한다. 처음이라 뭘 해야 할지 몰라 이것저것 물어보면 친절히 설명도 해주고 알려주는, 실제로도 매우 친한 사이라고 한다.


또한 선배들에게 각자 배우고 싶은 점이 있는 지도 궁금했다. 이상규 기수는 임기원 기수의 채찍 쓰는 법과 말몰이 하는 기술을 배우고 싶다고 답했다. 임기원 기수가 말을 탈 때 굉장히 리드미컬하게 몰고 채찍도 잘 사용하는 모습을 보며 꼭 배우고 싶다는 팬심을 전했다. 오 기수의 팬심은 한국 경마의 전설, 박태종 기수에게 향해 있었다. 그가 처음으로 경마 분야에서 알게 된 인물이 바로 박 기수였다. 마치 연예인을 보듯이 뉴스나 기사로만 보다가 실제로 뵙고 인사도 드렸었는데 그 순간이 설레고 많이 떨렸다는 만남 소감을 밝혔다.

아직은 배울 것이 많다는 그들, 첫 경주 데뷔를 앞두고 그들은 무엇에 중점하고 있을까. 오 기수는 말 위에서 훈련하고 경험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실제 경주에서 실수하지 않도록 기승기 위에서 말몰이 하는 법이나 채찍 활용 등에 집중하고 있다. 새벽조교를 하며 여러 조언을 듣는다는 이상규 기수는 리듬감 있게 말을 모는 기술과 어떻게 몰아야 하는 지에 대해 중점적으로 연습 중이다. 마지막 4코너 직선주로에서 어떻게 말과 호흡하고 채찍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 지 등을 더 배우고 싶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이제 갓 첫 걸음 뗀 이들이지만 기수로서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 지와 올해 남은 기간 목표는 무엇인지에 대해 물었다. 오수철 기수의 답은 분명했다. 많은 사람들이 믿을 수 있는 기수, 즉 고객들이 믿을 수 있는 신뢰감 있고 단단한 기수가 되고 싶으며 그런 기수로 기억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전했다. 이 기수는 쑥스러워하며 말 잘 모는 잘 타는 기수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그들에게 올해 목표는 단순히 승수를 쌓는 것이 아니다. 두 사람 모두 올해는 경험을 쌓고 배울 수 있는 게 많았으면 좋겠다는 반응이다. 오 기수는 다치지 않고 안정적으로 경주를 하는 것이 올해의 목표고 이 기수 역시 기승 기회를 많이 얻어 경험을 쌓다보면 자연스레 승수도 따라올 거 같다며 겸손하게 마무리했다.

곧 만나게 될 팬들에게 전하는 인사를 마지막으로 부탁하니 담백하지만 진심을 느낄 수 있는 멘트가 돌아왔다. 오수철 기수는 "아직 인사는 못 드렸지만 조만간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할 테니 응원 많이 해주십시오"라며 담담히 마음을 전했고 이상규 기수 역시 쑥스러워하면서도 "데뷔하게 되면 밝은 모습으로 열심히 노력할 테니 많이 응원해주세요"라고 응원을 부탁했다.

앞으로 서울경마공원에서 그들이 채워 줄 경마 스토리가 한껏 풍성해질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인터뷰를 마치며 기수라는 꿈을 향해 달려온 두 사람에게 앞으로 빛나는 미래가 함께하길 마음 속 깊이 응원해본다. 이제는 또 하나의 경마 식구로 우리 곁을 찾아온, 그들이 펼칠 꿈의 레이스를 다 함께 기대해 보자.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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