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물가급등의 원인이 공급망 차질에 따른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코로나19로 인해 과도하게 늘어난 통화량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도 그동안 30% 중반 수준이었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이후 42.9%까지 확대됐다. 반면 물가에 대한 영향력이 40%를 상회했던 공급 및 수요 요인은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영향력이 급격히 축소됐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는 중국이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면서 저물가 기조가 10년 가까이 지속됐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고, 시중 통화량이 많이 늘어나면서 물가 결정 요인의 파급 경로에 구조적 변화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통화 충격의 효과가 공급망 충격(비용 인상 요인)의 효과보다 상당히 길게 지속된다는 연구 결과로 볼 때 현재의 공급망 차질 현상이 해소된다고 하더라도 고물가 상황이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게 한경연의 설명이다.
이 부연구위원은 "현재의 물가 급등 현상은 통화 정책과 대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기준금리 인상이나 현재 시행 중인 한시적 세금 인하 및 면제 조치들은 근본적 해결 방법이 될 수 없다"며 "향후 통화 정책은 기준금리 중심의 단기 금리 타겟팅 방식에서 벗어나 효율적이고 종합적인 통화량 관리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