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 할 것 없이 더운 걸 보니 여름 휴가를 떠나야 할 때가 됐다. 코로나19 이후 지난 2년여 간 에어컨과 선풍기에 의지하며 더위를 식혔던 것은 이제 '안녕'이다.
한적하게 열대야를 피하면서도, 제대로 된 여름 '힐링'을 즐길 수 있는 곳, 정태영삼(정선, 태백, 영월, 삼척)으로 떠나보자. 열대야가 없고, 수 많은 인파 속 뭔가를 하기 위한 기다림도 없다. 여름 휴가는 말 그대로 휴식을 위한 시기다. 아무런 계획없이 떠나도 정태영삼이라면 괜찮다. 고개만 돌려도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가 다양하다. 남녀노소 저마다 하고 싶은 것을 선택만 하면 된다. 특별한 시기 찾아야 할 곳이 아닌, 사계절 레저 휴양 메카로 가족 단위 여행지로 안성맞춤이다.
정태영삼 여행의 시작은 사북이다. 정선군에 위치한 사북은 각 지역과 교통 접근성이 뛰어나다. 무엇보다 여행의 베이스캠프로 활용하기 좋은 하이원리조트가 있다. 레트로한 감정을 살린 마을호텔18번가 등 다양한 숙박시설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가족 단위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하이원리조트를 추천한다. 워터파크를 비롯한 다양한 액티비티 활동이 가능하고, 최근에는 카트를 이용한 꽃구경이 가능하다. 남녀노소 모두 만족할 만한 즐길거리가 많아 여행의 시작과 끝을 맺기에 제격이다.
백두산 1급 계곡수를 활용한 워터월드는 하이원리조트의 백미다. 파도풀을 비롯해 그리스 로마 신화를 모티브로 한 16종의 어트랙션과 실내 패밀리존을 갖추고 있다. 아이들에겐 즐거움을, 어른에게는 여유로운 휴식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구성됐다. 저녁 볼거리로는 멀티미디어 드론쇼가 있다. 주말의 경우 불꽃, 드론, 특수조명, 음악, 미디어파사드 등 5가지 기술과 '나만의 별을 찾아 떠나는 우주여행' 이란 스토리텔링을 접목한 공연이 진행된다.
정선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탄광이다. 동양 최대 규모의 탄광이 있던 지역인 만큼 곳곳에서 수직으로 높게 뻗은 채굴 설비가 눈에 띈다. 태양의 후예 촬영지였던 삼탄아트마인은 폐광을 예술공간으로 변화시킨 대표적인 볼거리다.
정선의 자연을 느끼고 싶다면 병방치스카이워크를 방문하는 게 좋다. 해발 583m에 있지만 주차장에서 바로 이동이 가능하고, 한반도 모양의 밤섬 둘레를 동강 물줄기가 180도로 감싸 안고 흐르는 비경을 만날 수 있다. 구조물 바닥에 강화유리를 깔아 하늘 위를 걷는 듯한 기분도 선사한다. 액티비티로는 집와이어가 있다. 집와이어는 출발점과 도착점의 차이가 325m로 세계 최고 높이를 자랑한다. 탑승시간은 1분~1분 30초에 불과하지만 동강의 풍경과 생태공원의 분수대, 연못을 감상하기엔 충분하다.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인근에 있는 아우라지와 정선장, 화암동굴, 천포금광촌 등에서 정선만의 매력을 확인하는 것도 좋다.
태백
태백은 아이와 함께 즐겁게 지내기 좋은 곳이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고생대 지층 위에 건립된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이 있다. 고생대에 살았던 동식물의 화석과 모형, 당시 지층의 암석을 비롯해 바다 환경에서 생존했던 해양생물을 화려한 영상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매머드 등 멸종 동물의 화석과 모형도 진열되어 있다. 실내체험장을 물론 야외체험장도 조성, 볼거리가 풍부하다.
박물관 주변은 고생대 퇴적 지형과 화석을 관찰하는 자연 학습장이다. 구문소(천연기념물)로 이어지는 산책로를 걷다 보면 이국적 풍경을 마주한다. 구문소는 고생대에 황지천과 철암천 물줄기가 지하 동굴에서 만나 석벽을 깎아 만든 독특한 지형이다. 높이 20~30m 암벽에 커다란 구멍이 뚫렸고, 아래 깊은 웅덩이가 있어 신비감을 더한다.
활동적인 여행지로는 국내 최대 안전 체험 테마파크 365세이프타운과 몽토랑산양목장을 꼽을 수 있다.
365세이프타운에서는 다양한 체험을 통해 아이의 안전교육을 할 수 있고, 몽토랑산양목장에서는 산양먹이주기 및 아이스크림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몽토랑산양목장에서 피크닉 세트를 대여, 산속에서 동물과 함께 여유로움을 즐기는 것은 아는 사람들만 아는 여행 팁이다.
영월
영월은 강원도의 자연을 직접 느끼는 여행지로 제격이다. 영월군 추천면 판운리는 여름철 맑은 물과 강변 풍경으로 유명하다. 특히 섶다리가 놓여 있어 이색적인 볼거리를 제공한다. 섶다리는 통나무, 소나무가지, 진흙으로 놓인 임시다리다. 강을 사이에 둔 마을주민들의 왕래를 위해 매년 물이 줄어든 겨울 초입에 놓았다가 여름철 불어난 물에 의해 떠내려갈 때까지 사용된다. 예전에는 많이 볼 수 있었지만 현대적 교량이 들어선 뒤 이색풍물이 됐다.
영월 선암마을을 찾으면 평창강 물줄기를 따라 뗏목 체험이 가능하다. 뱃사공의 해설을 듣고, 강바람을 맞으며 자연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색다른 경험을 하고 싶다면 별마로천문대를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별마로천문대는 별을 보는 고요한 정상이라는 뜻을 품은 천문대다. 봉래산 정상애 세워져 영월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일몰 시각에 맞춰 방문한다면 도시의 야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동강에서 즐기는 래프팅, 봉래산 패러글라이딩, 다양한 트레킹 코스도 있어 활동적인 휴가를 보낼 수 있는 게 영월의 매력이다.
삼척
삼척은 동해에 접한 관광지로 산이 아닌 바다를 풍경으로 휴가를 즐기기 좋은 곳이다. 특히 철도를 테마로 한 체험 공간인 삼척 하이원추추파크가 있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즐겁게 지낼 수 있다. 삼척하이원추추파크에서는 스위스 산악기차 인클라인 트레인, 국내 최고 속도 레일코스터, 세계 유명 기차를 축소한 미니어처 기차를 타고 코스를 돌아보는 미니 트레인, 전진과 후진으로 고도를 높이는 스위치백 등 다양한 기차를 타볼 수 있다.
주요 드라이브 코스인 국도7호선을 중심으로 백사장과 솔숲이 아름다운 맹방해수욕장, 삼척미로정원 등을 방문하는 것도 좋다. 바다를 조금 더 가까이 보고 싶다면 삼척해상케이블카를 이용하면 된다. 용화역과 장호역 사이 바다 위 874m 거리를 가로지르는 해상케이블카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은 평지에서 바라보는 것과 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삼척하면 꼭 들어야 할 곳으로 초곡 용굴촛대바위길을 꼽을 수 있다. 해안 절벽을 잇는 초곡용굴촛대바위길은 2019년 7월 12일 개장했다. 촛대바위, 거북바위, 사자바위, 용굴 등 독특한 지형이 늘어선 해안 절경 외에 출렁다리가 인상적이다. 끝자락인 용굴까지 데크 512m, 출렁다리 56m 포함 총연장 660m 길이의 길을 걷다 보면 동해만의 시원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환선굴을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환선굴은 약 5억 3천만년 전에 생성된 석회암 동굴로, 동양최대의 크기이다. 동굴내부에는 미인상, 거북이, 항아리 등 여러 모양의 종류석, 석순, 석주 등을 관람하는 게 가능하다. 2010년 4월부터 환선굴 모노레일이 운행되고 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