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급락 상황에서도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이 올해 총 16조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가 매수를 통해 수익을 노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경기 침체가 본격화될 수 있는 만큼 신중한 투자를 당부했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이 기간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를 23억800만달러 순매수해 가장 많이 사들였다.
다음으로 나스닥100 지수 수익률의 3배를 추종하는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 QQQ ETF(TQQQ)(20억5400만 달러)가 2위를 차지했고,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3배로 따라가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SHS ETF(SOXL)(12억8900만달러)가 3위였다. 4위와 5위에는 각각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8억3200만달러), 애플(7억1900만달러)이 올랐다.
국내 투자자들은 뉴욕증시가 연초부터 내내 약세를 보이는 것을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지난 16일 기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연초 이후 31.95% 폭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23.07%,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7.64% 급락했다. 미국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의 고점 통과가 확인되지 않고, 기준금리 인상과 글로벌 긴축이 빠른 속도로 전개되면서 뉴욕증시는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주가 반등을 노렸던 국내 투자자들은 내내 큰 폭의 손실을 연이어 경험하고 있다.
같은 기간 테슬라 주가는 1056.78달러에서 693.30달러로 34.4% 추락했다. TQQQ와 SOXL은 각각 73.72%, 80.05% 급락했고, 엔비디아(-46.96%)와 애플(-26.76%)도 폭락하긴 마찬가지였다.
증권사들은 본격적인 경기 침체가 시작될 가능성이 작지 않은 만큼 해외주식 투자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근 증시가 과매도 국면을 맞이하며 급락한 데 따라 기술적 반등이 예상된다는 전망도 나오기는 하나 이를 통해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투자 심리가 쉽게 회복되지 못하는 상황인 만큼 당분간 기술적인 반등 폭도 제한될 확률이 높다"며 "낙폭이 과대한 성장주 유형을 저가 매수할 때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