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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비율 8470%에 부분 잠식으로 위기 겪는 티웨이항공, '장거리 LCC' 전략으로 반전 꾀할 수 있을까

조민정 기자

기사입력 2022-06-13 09:31 | 최종수정 2022-06-15 10:40


국내 대표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이 높은 부채비율로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회사의 재무 상황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고, 전환사채 물량이 시중에 풀릴 경우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월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한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는 '장거리 저비용 항공사' 전략을 발표하며 엔데믹 이후 재도약의 발판을 공고히 다지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새로운 경영전략을 통해 티웨이항공이 비어가는 곳간을 다시 채워나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티웨이항공, 내년까지 갚아야 할 부채금만 1000억원 대 달해

티웨이항공은 코로나19 타격으로 항공기 운행 사업이 수년 간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매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부채 비율은 지속해서 높아졌고, 갚아야 할 차입금 규모 역시 적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티웨이항공에 따르면 회사 측의 별도 기준 지난해 영업손실은 1481억원. 직전 연도 1737억원에 이어 적자가 이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여기에 388억원에 달하는 올 1분기 영업손실까지 더해지면 코로나 기간 동안 티웨이항공의 누적 적자는 3606억원이나 된다.

올 1분기 말 기준 결손금은 3128억원이나 된다. 지난해 말 2756억원을 기록했던 것보다 규모가 크게 늘어났다. 회사는 710억원의 올해 1분기 자본금이 자본총계인 91억원을 훨씬 웃돌아, 부분자본잠식에 빠져 있기도 하다.


재무건전성 판단의 척도로 활용되는 부채비율도 매우 높다. 티웨이항공의 올해 1분기 별도기준 부채비율은 8470.1%나 된다.

티웨이항공이 향후 1년 안에 갚아야 할 차입금은 1000억원을 훌쩍 넘지만, 이를 갚을 만한 회사 측의 현금성 자산 역시 부족한 상태다.

지난 1분기 티웨이항공의 현금성 자산은 866억원이다. 하지만 매달 고정적으로 나가는 유류비와 항공리스, 인건비 등을 고려할 때 현금성 자산 모두를 단기 차입금에 활용할 수 없는 상황. 차입금을 막기 위해 외부로부터 자금을 다시 끌어오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회사 측은 지난 4월 유상증자로 1210억원을 끌어모았고, 이중 일부를 차입금 상환에 이용했다.

티웨이항공 측은 "유상증자 자금 가운데 400억원을 차입금 납입에 활용한 바 있어, 부채비율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영업손실 폭을 줄이기 위해 국내선 확장을 비롯해 무착륙 관광비행 상품 개발, 반려동물 동반 탑승객 혜택 제공 등 고객 만족도를 높이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전환사채 물량 신주 전환 가능성도…정홍근 대표 '장거리·국제선' 승부수 통할까

여기에 2년 전 발행했던 상당한 양의 전환사채(CB)가 신주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신주 전환이 대거 이뤄지면 주식 가치가 희석돼 주가 하락 등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티웨이항공이 처음으로 전환사채를 발행했을 당시 전환가액은 3735원이었다. 하지만 3년 간 이어진 연속 증자로 주가는 연이어 하락했다. 신주 발행 물량은 267만주에서 최근 635만7279주로 확대됐는데, 이 기간 동안 전환가액은 3735원에서 1573원까지 급감했다.

여기에 산업은행은 올해부터 티웨이항공에 대한 풋옵션(조기상환) 행사 권한을 부여받은 상태. 실제로 풋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은 낮으나, 권리를 행사하게 될 경우 티웨이항공은 즉각 돈을 상환해야 한다.

이처럼 다각도로 어려워진 경영 분위기 속에 재선임된 정홍근 대표는 대형기 도입을 통한 장거리 노선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오는 2027년까지 대형기 20대, 중소형기 30대 총 50대 기단을 도입하고, 연 매출 3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운 바 있다. 이에 따라 연내까지 에어버스 두 대를 도입해 김포-제주 노선 등에 투입하고 향후에는 싱가포르, 호주 시드니, 하와이 호놀룰루 등으로의 항공 노선을 늘릴 계획이다. 화물 운송 사업도 강화한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기단 도입에 필요한 자금은 유상증자와 기존 운영자금을 활용해 마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엔데믹 상황이 도래함에 따라 발 빠르게 국제선 노선 확대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한 수익 확대로 부채 비율과 차입금 규모를 줄여나갈 것"이라면서 "대형 항공기를 이용한 장거리 노선 확장을 통해 여객, 화물 등 사업 다각화를 적극 모색해 수익구조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는 아직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 등과 같은 변수가 남아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급격히 상승한 유가와 환율로 항공유가에 대한 부담 역시 커진 상황.

업계 일각에서는 티웨이항공 측이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인 대형기 도입 등에 적극적인 것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보낸다.

티웨이항공 측은 이 같은 일부 우려점과 관련한 질의에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장거리 노선을 확대하면 비용 부담도 함께 커지기 때문에 큰 리스크를 감당해야 할 수 있다"면서 "수익이 완벽히 보장되지는 않는 만큼 낙관적인 전망을 기대하기보다 이어지는 상황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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