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 치솟는 물가를 더욱 끌어올릴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도시가스 요금은 발전 원료 액화천연가스(LNG)의 수입단가인 '원료비'(기준원료비+정산단가)와 도소매 공급업자의 공급 비용 및 투자 보수를 합한 '도소매 공급비'로 구성된다. 요금 인상은 원료비 정산단가 인상을 반영했다.
정산단가는 지난 5월 0원에서 1.23원으로 인상됐으며 10월에는 1.9원에서 2.3원으로 0.4원 오른다. 그동안 물가 안정을 위해 가격 인상을 억누르면서 지난해 말까지 누적된 가스공사 미수금(손실분)이 1조8000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누적된 미수금은 보통 이듬해 정산단가를 올려 회수한다. 정산단가를 급격히 올리면 국민 부담이 커 인상 시기를 세 차례로 분산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으로 국제 가스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올해 가스공사의 미수금이 큰 폭으로 증가, 향후 가스요금 인상도 불가피하다.
지난 3월 말 기준 가스공사의 누적 미수금은 6조원 수준이다. 최근엔 그 규모가 더욱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가스 가격이 큰 폭으로 내리지 않는 한 연말 대규모의 미수금이 쌓일 것으로 예상돼 내년 정산단가 인상은 사실상 예고된 수순이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미수금이 1조8000억원 쌓여 올해 세 차례 인상된 것을 고려하면 내년에는 올해보다 인상 횟수가 늘어나고 인상 폭도 더 커질 수 있다. 내년 정산단가 인상 폭을 줄이려면 결국 지난 4월처럼 올해 기준원료비를 올려야 한다.
가스공사는 가스 공급 서비스에 드는 적정원가 회수 등을 위해 정산단가뿐 아니라 기준원료비도 점진적으로 조정할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요금 인상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여러 가지 상황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가스요금의 인상 요인은 많지만 치솟는 물가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른 공공요금인 전기요금까지 오르는 상황인 만큼 정부의 고민을 깊게 만든다.
전기요금의 경우 지난 4월 인상 이후 10월에도 추가 인상이 예정돼 있다. 정부는 올해 전기요금 기준연료비를 4월·10월 두 차례에 걸쳐 kWh(킬로와트시)당 4.9원씩 총 9.8원 올리기로 했으며, 별개로 기후환경요금도 4월에 7.3원으로 2원 올렸다.
한국전력공사는 연료비 급등으로 인해 막대한 적자가 발생한 점을 감안해 오는 16일 3분기 전기요금 인상안을 정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기후환경요금·연료비 조정요금 등으로 구성된다. 한전은 이중 분기마다 논의되는 연료비 조정단가의 인상을 요구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결정에 따라 내달 전기요금의 추가 인상 가능성이 열려 있는 셈이다. 한전은 올해 1분기에만 7조786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전체 적자액 5조8601억원보다도 약 2조원 많은 수치다.
가스요금과 전기요금이 동시에 오를 가능성은 가계와 자영업자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는 지난해 동월보다 5.4% 올라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달 전기·가스·수도 요금은 2010년 1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된 이후 최고치인 9.6%의 상승률을 보였다. 전기료·도시가스료가 11.0%씩 올랐고 상수도료는 3.5% 상승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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