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으로 전반적으로 아파트 매수세가 줄어든 가운데, 2030세대의 아파트 매수세가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전체 연령대의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신고일 기준)는 1624건이었는데, 이 중 30대 이하 매입은 687건(42.3%)이었다. 4월 30대 이하의 서울 아파트 매입 건수와 비중 모두 올해 들어 최대다.
30대 이하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집값이 급등했던 2020년 8월에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9년 이후 처음으로 40%를 넘었다.
하지만 금융권의 대출 규제가 본격적으로 강화되고 금리가 인상되기 시작한 이후인 지난해 9월(44.1%)부터 올해 2월(36%)까지 30대 이하 매입 비중은 매달 하락했다.
분위기가 전환된 계기는 지난 3월에 치러진 대통령 선거였다.
30대 이하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3월 40.7%로 2월(36%) 대비 4.7%포인트(p) 뛰며 40%대로 올라섰다. 이어 지난달(42.3%)에는 오름폭이 더욱 확대됐다.
대선 이후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아파트값이 상승할 조짐이 보이자 30대 이하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과 빚투(빚내서 투자)가 다시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25개구 가운데 종로구(56%), 관악구(55.6%), 노원구(55.3%), 성동구(53.2%), 서대문구(52.1%), 성북구(50.7%)에서 30대 이하의 아파트 매입 비중이 50%를 넘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압박으로 거래량이 매우 낮은 가운데서도 임대차 시장의 불안 등으로 2030 세대의 실수요 아파트 매입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고강도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이전처럼 젊은층의 공격적인 매입 수요가 계속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전체적으로 부동산 거래 시장이 아직 온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고일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전체 매입 건수는 3월(1236건) 대비 4월(1624건)에 31.4%가량 늘었지만,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째 월 2000건을 밑돌고 있다.
한편 보유세 과세 기산일이었던 지난 1일을 앞두고 4월 서울 아파트 증여 건수가 늘고 비중도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4월 서울아파트 증여는 812건으로, 지난해 7월(1286건) 이후 가장 많았다.
특히 전체 원인별 거래(매매·판결·교환·증여·분양권·분양권전매·기타소유권 이전 등) 중 증여의 비중은 23.1%였다. 전월(13.4%)과 비교해 9.8%p 급등했다. 2006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지난해 3월(24.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송파구(45%), 양천구(39.7%), 노원구(39%), 서초구(38.4%), 용산구(35.9%), 동작구(34%), 도봉구(32.7%), 마포구(31.1%) 등의 순으로 증여 비중이 높았다.
이미선 기자 already@sportschosun.com
당신은 모르는 그 사람이 숨기고 있는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