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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놀이 후 귀 후빈다면 '외이도염' 주의…당뇨환자 뇌졸중 유발 사망할 수도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2-05-24 18:41 | 최종수정 2022-05-25 10:50


때이른 더위에 물놀이장을 찾는 발길이 늘고 있다.

이 때 주의해야 할 질환 중 하나가 '외이도염'이다.

외이도염은 소아에서 청소년, 청년, 장년, 노년에 이르기까지 전 연령층에서 발생한다. 더운 기후와 높은 습도가 있는 환경에서 발생하기에 주로 여름철에 주의가 필요했다. 하지만 이제는 여름뿐만 아니라 호텔, 리조트 등에서도 때 이른 물놀이를 즐기게 되면서 특정 계절과 상관없이 주의해야 할 질환이 되었다.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안용휘 교수는 "간혹 귀통증을 간과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있는데 외이도가 심하게 붓거나 염증 찌꺼기로 막히게 되면 이충만감과 난청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특히 당뇨가 있는 70세 이상 고령자들은 귀지를 면봉으로 닦다가 상처가 생기면 피부에 녹농균이 들어가서 발생하는 악성 외이도염을 일으킬 수 있다. 상처가 잘 아물지 않고 염증이 심해지면 뇌 기저부 골수염과 뇌졸중으로 사망에 이르기도 하는 치명적인 질환"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외이도염은 귓바퀴에서 고막에 이르는 통로인 외이도에 염증이 생긴 것으로 세균이나 진균에 의한 감염이 원인이다. 주된 증상은 귀통증과 가려움증이다. 특히 수영 후 잘 생겨 외이도염을 수영인의 귀(swimmer's ear)라고 부르기도 한다. 물놀이할 때 또는 평소 외이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면봉으로 외이도를 닦지 않는 것. 귀에 물이 들어갔다고 해서, 귀가 가렵다고 해서 면봉으로 귀 안을 후비는 행동은 외이도 피부를 약하게 해 외이도염이 잘 생기는 환경을 만들기 때문이다.

예방을 위해서는 소량의 물기는 자연적으로 증발해 건조되도록 그대로 놔두는 것이 가장 좋다. 당장 큰 물기가 들어가서 귀가 답답하다면, 물이 들어간 쪽의 귀를 바닥 방향으로 젖힌 후 털어주거나 콩콩 뛰어주는 방법도 있다. 뜨겁지 않고 세기가 약한 드라이기나 선풍기 바람으로 귓속을 말리는 것도 바람직하다.

외이도염은 간단한 문진과 이경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단순 외이도염이라면 치료제를 통해 통증을 조절하고 외이도를 청결히 하는 게 첫 번째다. 이를 위해 항생제가 함유된 귀 안에 넣는 물약 또는 염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스테로이드가 섞인 이용액을 사용한다.

두 번째는 외이도에서 분비물과 피부 괴사물 등을 조심스럽게 제거하고 산성 용액으로 세척, 외이도 산도를 되찾아주는 치료법이다. 정상적인 외이도는 pH 6.0 정도의 산성 보호막이 있어 균 증식을 억제한다. 동시에 외이도 피부는 지속적인 탈피와 귀지의 움직임으로 자연 세척이 이뤄진다. 그러나 수영장 물, 면봉 사용으로 외이도 산도가 변화되면서 염증 방어 기능을 깨트리기 때문에 산도를 되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대부분 3~7일 이내로 호전되고, 염증이 외이도를 벗어난 것으로 의심된다면 뇌 기저부 골수염 감별을 위해 방사선 검사가 필요하다.

안용휘 교수는 "외이도염이 수개월 이상 지속하며 만성으로 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급성 외이도염은 주로 세균이나 진균에 의해 발생하지만, 만성 외이도염은 접촉성 알레르기나 이용액에 대한 감작, 지루성 피부염, 건선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으므로 평소 알레르기나 피부 질환자들은 같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안용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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