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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빅테크 기업도 뛰어드는 원격의료, 포스트 코로나 '뉴노멀'로 자리잡을까?

김소형 기자

기사입력 2022-04-12 09:44 | 최종수정 2022-04-13 22:14


오미크론 변이 대확산으로 코로나19 재택치료가 기본이 되면서, 원격의료를 경험한 사람들이 급증했다. 감염병 특성상 비대면 진료가 한시적으로 허용된 가운데, 하루 100만명이 넘는 인원이 재택치료 대상자가 되기도 했다. 예전엔 경험하기 어려웠던 전화 진료, 약 배달 등의 경험치가 많이 쌓였다.

또한 IT 스타트업부터 빅테크 기업들까지 비대면 진료 시장에 대거 뛰어들면서, 원격의료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뉴노멀'로 자리잡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비대면 진료 한시적 허용…경험한 사람일수록 원격의료에 긍정적

의사와 환자간 직접적 원격의료 행위는 국내 의료법상 금지돼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지난 2020년 2월 이후 한시적으로 허용된 상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0년 2월 2만4727명이던 비대면 진료 환자 수는 올해 1월 기준 누적 352만3451명에 달할 정도로 늘어났다.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이 기승을 부린 최근 2개월여 동안 재택치료자가 폭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용자 역시 훨씬 늘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같은 저변 확대는 원격의료에 대한 환자들의 인식 수준에도 영향을 줬다.

최근 한국역학회 발행 국제학술지(Epidemiology and Health)에 실린 강은교 국립암센터 암검진사업부 선임연구원과 이혜진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연구팀 연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7명은 이미 원격의료를 이용했거나 이용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2020년 11~12월 진행된 국내 거주 20세 이상 성인 2097명을 대상으로 한 원격진료에 대한 온라인 인식 조사 결과다.

응답자의 74.3%(1558명)는 원격진료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고, 나이가 많고 가구 월 소득이 높을수록 그 비율은 올라갔다. 또한 민간 보험에 가입한 사람, 기혼자, 기저질환자, 의료 서비스 지연 경험자들이 원격의료에 대한 인식 수준이 높았다.


원격의료에 찬성한다고 답한 비율은 응답자의 57.1%(1198명)로, 원격의료 인식 수준이 높은 집단에서는 모두 찬성 응답 비율도 높았다. 아울러 자영업자, 월 소득 6000달러(약 730만원) 이상의 가구 구성원, 석사 이상 학위 보유자, 주부의 원격의료 찬성 비율이 높았다.

또한 추후 원격의료를 이용할 의사가 있다는 비율은 응답자의 70.3%(1474명)에 달했다. 고령 응답자, 만성질환자, 의료 서비스 지연을 겪은 사람, 그리고 원격의료 서비스를 이미 이용해본 사람일수록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들이 꼽은 원격진료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각 환자의 상황과 특성에 맞는 관리'였고, '필요하다면 대면진료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그 뒤를 이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노출을 최소화하면서 적절한 치료를 전달하는 데 원격의료의 이점이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원격의료가 널리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IT 스타트업 뿐 아니라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도 시장 진출

IT업계에서는 차세대 헬스케어 사업의 주요 축으로 원격의료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리서치알음에 따르면 2020년 2월 원격진료 허용 이후 생겨난 의료중개 플랫폼 업체는 20개가 넘는다. 닥터나우, 굿닥, 똑닥, 올라케어 등은 지난달 기준 다운로드가 50만회를 상회한다. 지난 2020년 12월 론칭한 닥터나우의 경우 올해 2월까지 누적 이용자 수는 230여만명에 달한다. 또한 올해 1~3월 비대면 진료 및 처방약 배송 이용량은 전년 대비 약 20배나 증가했다

스타트업 뿐 아니라 네이버와 카카오, KT 등 빅테크 기업들도 원격의료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2020년 12월부터 일본에서 병원 예약·진료 플랫폼 '라인 닥터'로 비대면 진료 시장에 진출한 네이버는 미국 아마존의 '아마존 케어' 모델을 벤치마킹한 '네이버 케어'를 준비 중이다. 올해 상반기 중 입주 예정인 제2사옥에 마련되는 사내 병원에서 직원 대상 원격진료 테스트를 진행하고, 외부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 역시 지난해 12월 자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싸이클럽 및 바이오패스포트와 메타버스 비대면 진료 플랫폼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지난달 디지털 건강관리 사업을 전담할 헬스케어 사내독립기업(CIC)을 설립해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 방침이다.

KT는 13일 베트남 하노이의과대학과 만성질환자 대상 원격의료 시범 서비스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히며, 헬스케어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베트남 사업을 기반으로 향후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로 이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의료계 안팎에서는 아직까지 원격 진료에 대한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시행 초기보다 긍정적인 시선이 많아지긴 했지만, 대면진료의 보조적 수단이며 진료 범위와 한계가 명확하다는 견해도 여전하다.

당초 대형병원 환자 쏠림, 의료 질 저하, 전문의약품 오남용 우려 등으로 비대면 진료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던 의료계는 원격의료 확대에 대한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대학병원 등을 중심으로 외국인·재외국민을 대상 원격 진료 시스템을 도입하는가 하면, 대한의사협회(의협)도 지난해 말 환자 폭증 상황에서 코로나19 재택치료 관리 의료기관을 동네 의원급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다만 의협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마무리 된 이후에는 다시 대면 진료로 복귀해야 한다는 '비대면 진료 원칙적 반대'를 고수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수그러들면 비대면 진료 허용도 종료되는 만큼, 일상 회복 이후에 원격의료가 일반화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국회에 계류 중인 관련 법안, 당국의 규제 완화 등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면서도, "코로나19로 원격의료가 대중화된 만큼, 의료 사고 등 발생 가능한 문제에 대한 현실적 보완 제도가 마련된다면 서비스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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