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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신경마비 3개월 지나도 회복 안되면 후유증 가능성 높아져"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2-01-20 09:02 | 최종수정 2022-01-20 09:02


#. 5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말이 어눌해지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얼굴 한쪽이 마비되는 증상을 겪었다.

놀란 그는 인근 종합병원을 찾았는데 안면신경장애라는 진단 결과를 받았다. 서둘러 치료를 받긴 했지만 여전히 웃을 때 얼굴에 불편감을 느낀다.

이처럼 얼굴의 한쪽 또는 일부가 마비되고 얼굴 근육들이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는 안면신경마비는 갑작스럽게 증상이 나타나는데 치료가 쉽지는 않다.

안면신경마비가 발생한 환자 중 70%는 치료를 하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회복된다. 이 때문에 안면신경마비를 저절로 낫는 질환으로 잘못 알고 있거나 심각성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3개월이 지나도 회복되지 않으면 평생 얼굴에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다.

국내 안면신경마비 환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를 보면 안면신경장애 환자수는 2011년 6만3128명에서 2020년 8만9464명으로 최근 10년간 42% 증가했고, 최근 5년간으로는 14% 늘었다.

연령대별로는 2020년 기준 50~60대의 중장년층이 4만920명으로 전체의 45.7%를 차지했다. 안면신경마비 환자 10명 중 4.6명이 50~60대였다. 20대 이하 안면신경마비 환자도 9.8%로 젊은 안면신경마비 환자도 적지 않았다.

성별로는 여성 환자의 비율이 전체의 57%(5만1041명)로 남성 환자 43%(3만8423명)보다 다소 높았다.

안면신경마비 종류별로는 한쪽 얼굴이 마비되는 '벨마비'가 전체 57.6%(5만1511명)로 가장 많았고, 안면에 떨림증상이 나타나는 '긴대성 반쪽얼굴연축'이 20.4%(1만8265명), 안면근육파동증 및 멜커슨 증후군 등 기타 안면신경장애가 12.3%(1만998명), 상세불명의 안면신경장애가 9.7%(8690명) 순으로 나타났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김진 교수는 "전체 안면신경마비 환자 중 70%는 치료를 하지 않아도 저절로 돌아오지만 나머지 30%의 환자들은 치료를 받지 않으면 회복이 안 되고 후유증이 남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친 안면신경마비 환자들은 입꼬리가 전혀 올라가지 않고 웃거나 눈을 감을 수도 없을 정도로 심각한 후유증이 남기 때문에 마비증상이 나타났을 때 즉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안면신경은 뇌에서 뻗어 나와 귀에서부터 이하선이라는 침샘을 거쳐서 얼굴근육에 분포해 있다. 이러한 안면신경에 바이러스가 침투하거나 종양, 진드기, 혈관질환 등의 영향으로 안면신경이 압박을 받게 되면 안면신경마비가 올 수 있다. 또 안면신경을 둘러싸고 있는 뼈가 깨지며 안면신경을 손상시킬 수 있고, 상처에서 나온 혈액이 굳으며 안면신경을 압박하는 등 외상에 의한 마비도 있다.

안면신경마비의 원인 중 대부분은 바이러스 때문인데, 바이러스에 감염돼 염증이 생기면서 부종을 일으켜 안면신경을 압박하게 된다. 이때 부종을 빠르게 줄여주지 않으면 안면신경에 변성이 일어나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때문에 마비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틀에서 사흘 안에 응급실을 방문해 고농도 스테로이드제를 복용해야 한다.

김진 교수는 "반드시 병원에 와야 하는 안면신경마비 의심증상은 양치질을 할 때 물이 새거나 말이 어눌해지며, 눈이 잘 감기지 않아서 뻑뻑하게 느껴지는 경우"라며 "이외에 전조증상으로는 얼굴의 반쪽 또는 귀 뒤에 통증이 있을 때, 혀의 반쪽에서 미각이 느껴지지 않을 때, 드물게는 이명이 있을 때 안면신경마비를 의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김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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