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예방수칙의 일환으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 가운데, 최근 만성 천식이 있던 외국인이 비행기내에서 마스크 착용을 강요받고 마스크를 쓰고 있다 과호흡 곤란을 겪은 해외뉴스가 전해졌다. 또한 국내 제주에서도 지난 6월 심혈관질환을 앓고 있던 60대 초등학교 교사가 수업 중 여러 차례 고통을 호소하다 쓰러져 숨진 사건이 있었으며, 주변에서도 만성호흡기질환이나 심혈관질환이 있는 사람이 마스크를 쓰고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호흡곤란 등의 증세를 호소하며 급하게 내렸다는 얘기도 종종 들린다.
최근 국내 한 연구에 따르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들을 대상으로 N95 마스크 착용 후 보행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일부 환자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못하고 호흡곤란척도점수(mMRC)가 3점 이상으로 높게 나타나고, 1초간 강제호기량(FEV1)은 낮게 나타났으며, 호흡곤란, 현기증, 두통 등의 증상을 호소했다.
또한, 마스크 착용을 성공적으로 한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들도 호흡 빈도, 혈중 산소 포화도 및 이산화탄소 수치가 마스크 사용 전후에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돼 마스크 착용 시 반드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김재열 교수는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 알레르기 비염 등 폐기능이 낮은 만성질환자의 경우 개인의 질환과 증상에 따라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산소 부족 때문에 호흡곤란 악화, 저산소혈증, 고이산화탄소혈증, 어지러움, 두통 등으로 증상을 악화시켜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증상 발생 시에는 개별 공간에서 마스크를 즉각 벗고 휴식을 취한 후 증상이 완화되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평소 호흡기 및 심혈관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외출 전 미리 마스크를 착용해 보고 호흡곤란, 두통, 어지러움 등의 증상이 있으면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으며, 본인의 주치의 의사와 상담한 후 기도 저항의 증가가 비교적 적은 KF80이나 비말차단용 마스크를 우선적으로 선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자 등의 기저질환자는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지만 부득이 외출 시에는 물이나 음료를 휴대해 자주 마시는 것이 좋으며, '속효성(速效性) 흡입기관지확장제(벤토린 등)'를 휴대해 증상 악화 시 5분 간격으로 2회 흡입하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중증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 중에서 평소에 산소 치료를 받는 경우에는 휴대용 산소발생기(POC)를 휴대해 지속적으로 산소를 흡입하는 것이 필요하며, 의사가 처방한 약물을 잊지 않고 규칙적으로 복용해야 한다.
선천성심장병이 있거나 고혈압, 고지혈증, 부정맥, 협심증, 심부전 등의 심뇌혈관질환자와 임산부, 어린이, 노약자도 마스크 착용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중앙대병원 순환기내과 원호연 교수는 "코로나19 감염이 심혈관질환 환자들에서 중증 폐렴의 빈도를 높이고, 기저 심혈관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으며 미세먼지도 심혈관질환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불편하더라도 외출 시에는 마스크를 꼭 착용해야 하지만, 마스크 착용 시 심장혈관질환으로 호흡곤란이나 흉통이 있는 사람들은 마스크를 사용하기 전에 의사와 충분히 상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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