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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가이드-궤양성대장염] 아베 퇴장시킨 장질환…진단에 1년 이상 걸리기도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0-09-03 10:11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궤양성 대장염이 재발해 지난달 말 전격 사임했다.

아베 총리는 중학교 때부터 궤양성 대장염에 시달렸으며 1차 집권기(2006년 9월 26일∼2007년 9월 26일) 때 이 병을 이유로 한차례 사임한 바 있다.

국내 궤양성 대장염 발생 통계를 보면 최근 5년새 4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해당 질환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이에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이한희 교수의 도움으로 궤양성 대장염의 원인과 증상 및 치료법 등에 대해 정리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명확한 발병 원인 찾기 어려워…혈변·설사 등 증상

염증성 장질환 중 대장에만 문제를 일으키는 궤양성 대장염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

다만 여러 연구들을 통해 유전적, 면역학적 이상 및 장내세균, 스트레스, 약물 등과 같은 환경적 요인 등이 관련있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궤양성 대장염 환자는 지난 2014년 3만2865명에서 2019년 4만6681명으로 증가했다. 주로 10대~30대의 젊은 나이에서 발병하는 것이 특징이다.


궤양성 대장염의 특징은 염증이 있는 부위가 몇 군데에 떨어져 있는 경우가 없고 염증 부위의 범위가 크든 작든 모두 이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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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희 교수는 "대부분의 궤양성 대장염 환자는 직장에 염증이 있는데, 절반 가량의 환자에서는 직장부터 S상 결장까지, 4분의1은 직장부터 S상 결장과 왼쪽 대장까지, 나머지 4분의1은 직장으로부터 횡행 결장 또는 오른쪽 대장에 이르기까지 병변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장의 벽은 점막층, 점막하층, 근육층 및 장막층 등 4개의 층으로 이뤄져 있는데 궤양성 대장염은 장의 내부를 감싸고 있는 점막층에 염증이 생긴 상태로 심한 경우에는 궤양이 유발된다.

궤양성 대장염은 주로 혈변, 설사, 배변긴박감을 호소한다.

또한 배변후 잔변감, 점액변, 야간설사, 경련성 복통, 배변 전의 하복부 통증 및 불쾌감 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 가운데 혈변은 90% 이상의 환자가 호소하는 가장 흔한 증상이며 증상이 갑자기 나타날 수 있지만 대개 점진적으로 발생한다.

진단에 1년 이상 걸리기도…완치보다는 증상 조절이 목표

궤양성 대장염의 진단은 임상 증상, 내시경 및 조직병리 소견, 혈액검사소견, 영상의학검사 소견을 종합해 이뤄진다.

가장 기본적인 검사인 대장내시경은 다른 장질환과의 감별, 병변 부위의 평가, 중증도 평가, 치료에 대한 반응 평가, 합병증 및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서 발병 위험이 증가하는 대장암의 조기 진단을 위해 도움이 된다.

이밖에 혈액·혈청 검사 및 대변 검사, 복부전산화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소장조영술과 같은 영상의학검사 등이 있으며 캡슐내시경이나 풍선보조 소장내시경도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한희 교수는 "다만 이러한 검사를 통해서도 진단이 1년 이상 걸릴만큼 감별 진단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궤양성 대장염 등 염증성 장질환은 증상이 사라지는 '관해기'와 악화되는 '활동기'가 반복되는 만성 질환이다.

따라서, 질환의 완치보다는 증상의 조절과 합병증 예방 및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치료 목적으로 한다.

다만 치료 목표는 최근 바뀌고 있다.

이한희 교수는 "과거에는 단순히 혈변이나 복통, 설사와 같은 증상을 없애는 임상적 관해(완화)가 치료 목표였지만, 강력한 항염증작용을 갖는 항TNF제제가 도입되면서 염증성 장질환의 치료목표가 변화하고 있는 것"이라며 "즉, 증상이 사라지는 임상적 관해를 넘어 내시경 소견 및 조직검사에서 궤양 및 염증 소견이 없는 점막치유의 유지가 최종적인 치료 목표로 인정되고 있다"고 밝혔다.

약물 치료로 조절되지 않을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일부 궤양성 대장염, 대장암 발생 위험 증가

궤양성 대장염 등 염증성 장질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2.3~2.7배 정도 대장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궤양성 대장염 중 직장에만 염증이 있는 경우는 대장암 발생 위험이 일반 인구와 비교해 차이가 없다.

궤양성 대장염의 경우, 염증의 범위가 넓을수록, 궤양성 대장염 이환 기간이 길수록, 염증이 심할수록 대장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내시경에서 ▲협착이나 가성폴립이 관찰되는 경우 ▲원발성 담관 경화증이라고 하는 담도 질환이 동반된 경우 ▲대장암의 일차 직계 가족력이 있는 경우 ▲대장암 전단계 병변인 이형성이 과거에 있었던 경우 등에도 대장암 발생 위험성이 커진다.

이한희 교수는 "궤양성 대장염의 경우 장의 염증으로 인해 흡수 능력이 저하되고 식후 불편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 부드럽고 영양 밀도가 높은 음식이 추천된다"면서 "규칙적인 진료를 통해 질병의 상태를 잘 조절하고, 주치의의 지시사항을 잘 따르며, 약물을 잘 복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궤양성 대장염 재발로 지난달 말 전격 사임하면서 해당 질환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궤양성 대장염의 발병 원인은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조기 진단 및 치료가 중요하다. 사진은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이한희 교수가 환자에게 질환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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