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시작 이후 주식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던 바이오주와 언택트(비대면)주의 성장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외국인들은 이들 주식으로는 차익 실현을 이룩하고, 코로나 사태 이후 계속해서 팔아오던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는 순매수로 돌아선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IT(정보기술) 산업과 자동차 관련주 등 경기민감 종목 매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어 투자자들이 주식시장 무게 추 이동에 주목하고 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 등 대형 IT주가 속한 전기·전자 업종(1조2113억원)이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만 해도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7조1050억원이나 팔아치우며 기록적 순매도 행진을 이어간 바 있다. 이는 같은 기간 외국인들이 SK하이닉스를 순매도한 금액(1조9407억원)과 비교할 때 3배가 넘는 금액이다.
지난달만 해도 외국인들은 카카오나 넷마블, NHN한국사이버결제 등 언택트 관련 주식을 비롯해 씨젠, 알테오젠, 에이비엘바이오, 셀트리온 등 바이오주에 큰 관심을 보였었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주식 시장 분위기에 변화가 감지됐다. 이들은 전통적 대장주로 분류되는 종목들을 쓸어 담기 시작했다. 외국인들은 6월 한 달간 삼성전자 주식을 4038억원어치나 사들이면서 가장 많이 순매수했고, 이달 들어서도 매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주 이후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을 살펴보면 삼성전자와 현대차, LG전자, 아모레퍼시픽, 금호석유, LG이노텍, 삼성전기 등 제조업 기반 기업들이 주를 이뤘다.
이와 달리 외국인 수요가 몰렸었던 종목에서는 차익 실현이 이뤄지는 모습이다. 외국인들이 이달 들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SK바이오팜이었다. 금액은 8351억원으로 집계됐다.
5279억원어치의 순매도가 나온 네이버가 그 뒤를 이었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2699억원), 엔씨소프트(1736억원), 카카오(1605억원) 등이 순매도 상위 종목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들이 코로나19 수혜주라 불리우던 바이오, 언택트주를 팔고 전통적인 대형주이자 경기 민감주에 속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 포스코, 현대차 등을 매수한 것을 두고 증권가에서는 조심스럽게 경기회복 가능성을 점치는 모습이다. 최근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경제지표가 긍정적으로 전망된데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삼성전자의 주가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유입되는 양상이다.
지난 21일 삼성전자 주가는 연초 대비 0.9% 하락해 동일 기간 코스피 상승률(1.4%)를 밑돌았다. 국내 비대면 산업 대표 종목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 상승률 44.8%, 105.9%와 비교하면 삼성전자의 올해 수익률은 매우 미미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실적 및 수급개선 전망을 고려해 볼 때 주가 상승 여력은 오히려 크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이익 기여도가 큰 반도체와 모바일(IM) 사업 부문에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주가도 긍정적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 같은 움직임으로 코로나19 사태 직후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였던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반사이익을 보게 될 전망이다. 이달 들어 개인 투자자들이 팔아치운 삼성전자 순매도 액수는 8361억원이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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