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무증상 자궁근종, 방치했다가 난임 된다?

신대일 기자

기사입력 2020-05-28 10:29





결혼을 앞둔 A씨(33세 잠실)는 배에 딱딱한 것이 만져져 산부인과 병원을 찾은 후 자궁근종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고민에 빠졌다. 근종이 작은 데다 특별한 증상이 없어 지금은 지켜봐도 되지만 추후 자궁근종이 임신에 영향을 미칠까 걱정됐다. 최근 드라마 '오 마이 베이비'에서 여자 주인공이 자궁내막증으로 난임 문제를 고민한 상황과 비슷하다.

자궁근종은 많은 경우 증상이 없어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위치나 크기에 따라 조금씩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근종이 자궁내막 안에 있다면 생리통과 생리과다 증상을 유발할 수 있고, 커진 근종이 방광을 누르면 빈뇨 증상이 생길 수도 있다. 크기가 너무 커지면 똥배처럼 불룩 튀어나오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자궁근종을 치료하고 뱃살만 쏙 들어가 다이어트 효과를 보는 사례가 적지 않다.

과거에는 자궁근종 치료는 증상이 있을 때만 고려하는 것이 '의학적 원칙'이었다. 복강경수술과 같은 최소절개 치료법을 선택하더라도 피부와 자궁 수술 부위에 상처가 남고 전신마취 부담이 있어서다. 게다가 수술 뒤 회복 기간도 꽤 필요했다. 뿐만 아니라 재발이 잦다보니 복강 내 유착과 같은 부작용도 고려해야 하므로 가급적이면 수술 시기를 늦추고 수술 횟수를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정론'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복강경수술보다 더 침습 부위가 작은 자궁동맥 색전술이나 완전 무침습인 하이푸(HIFU) 치료가 등장해 수술과 관련한 부작용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인터벤션 영상의학 파트의 첨단 치료인 색전술(Embolization)은 2mm 정도 주삿바늘 크기의 침습만을 내어 혈관 내로 미세침습기구를 삽입해 문제 혈관을 색전물질로 막는 치료 방법이다. 영양 통로를 잃은 근종은 자연적으로 괴사된다. 이때 사용되는 색전물질은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안전한 물질이며, 근종 자체에는 물리적인 처치를 하지 않는 자연적인 치료에 가깝다. 지난해 미국 퍼스트 레이디 멜라니아 트럼프가 받은 신장 색전술과 동일한 원리다.

하이푸는 고강도 집속초음파를 이용해 몸 바깥에서 근종 내부에 고열을 발생시켜 태우는 치료법이다. 피부에 절개나 침습 등의 상처를 내지 않으며 회복도 가장 빠르다. 다만 열 치료인 만큼 화상과 신경손상에 주의해야 한다. 최근 몇 년 동안 활발히 시행된 이유로 부작용 사례도 있지만 하이푸 치료 가이드 기준을 잘 지켜 적절하게 적용한다면 가장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안전한 치료이기도 하다. 때문에 사전 자궁 MRI검사를 통해 근종의 정확한 크기, 자궁 주변 장기와의 위치 관계, 자궁근종 세포성분 비율을 확인해 하이푸 적용 대상인지를 잘 구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연구에 따르면 전체 자궁근종의 약 30% 정도만이 하이푸 치료 대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비수술 치료들은 수술에 비해 상처가 크지 않고 회복이 빠르며, 전신마취도 필요하지 않다. 특히 하이푸의 경우 치료 뒤 다음날이면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다. 때문에 직장인이나 해외 거주 환자에게도 수요가 높다.

증상을 동반하지 않는 자궁근종을 모두 다 치료할 필요는 없지만, A씨처럼 임신을 염두에 두고 있고 근종 위치나 크기가 임신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판단되면 미리 치료를 해두는 선택지도 나쁘지 않다. 치료 후 시간이 지날수록 괴사된 근종의 크기가 더욱 더 많이 줄어들어 임신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 김영선 원장(영상의학과 전문의/의학박사)은 "직경이 10㎝인 자궁근종은 하이푸 치료를 하면 1년 뒤 약 6~7㎝로 줄지만, 5㎝인 근종은 2.5~3.5㎝로 작아진다. 부피로 따지면 차이는 더욱 커진다. 게다가 자궁근종이 너무 크면 치료 자체가 더 어려워지므로 근종 치료를 고려하고 있다면 가능한 빨리 시도하는 것이 여러모로 장점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20대 초중반에도 5~6㎝의 자궁근종이 발견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이를 모르고 방치했다가 임신을 원할 때 근종이 8~10㎝로 커지면 난임 및 유산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임신 계획이 있다면 미리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스포츠조선 doctorkim@sportschso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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