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이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 후 만성 통증이 장기간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원인인 '중추신경감작'의 임상 경과를 규명했다.
이번 연구대상 환자(222명)는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은 뒤 무릎 기능과 영상의학검사 결과가 정상이면서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은 환자이다.
연구팀은 수술 전 중추신경감작검사를 시행해 중추신경감작 환자군(55명, 24.8%), 비감작 환자군(167명, 75.2%)으로 나눠 수술 전과 수술 24개월 후, 두 환자군의 중추신경감작 정도, 통증 척도, 무릎 기능점수, 만족도 등을 조사했다.
무릎 퇴행성 관절염은 고령화와 생활방식의 서구화로 늘어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우리나라에서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는 환자가 8만 여명에 이르고 있다.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은 퇴행성 관절염 말기 단계에서 시행하는 수술로 손상된 관절을 제거한 뒤 특수 금속과 플라스틱 재질로 된 인공 관절로 대체하는 수술이다. 의학과 의공학이 발전하면서 과거에 비해 인공 관절의 수명과 기능은 현저하게 향상되었으나 수술 후 극심한 통증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남아있다.
일부 환자는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 후 수술 전보다 더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 고식적인 약물치료에는 큰 효과가 없다. 통증의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 각종 검사를 시행해도 기능적으로나 영상의학 검사 소견은 정상인 경우도 적지 않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수술 후 만성 통증의 원인은 대부분 수술 이외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며, 중추신경감작이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이다.
고인준 교수는 "장기간 무릎 관절염으로 인한 무릎 통증으로 중추신경이 감작된 경우, 무릎 관절염을 인공관절 치환술로 깨끗이 치료하면 중추신경감작도 다시 호전될 가능성이 있다는 가설이 있었지만 현재까지 명확히 알려진 바가 없어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한 "연구 결과 말초의 통증 원인 제거만으로 이미 진행된 중추신경감작을 개선시키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는데, 이는 수술 전 이미 중추신경계가 감작된 환자들은 성공적인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더라도 기능적인 호전이 있을 뿐 비감작 환자에 비해 삶의 질 향상 및 만족도면에서 불량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인용 교수는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 시행 전 환자들의 중추신경감작 여부를 조사할 필요가 있으며, 중추신경감작으로 진단된 환자에게는 수술 전부터 중추신경계 작용약물을 선별적으로 투여하고 수술 후에도 보다 적극적인 다학제 재활 접근이 필요하다"며, "환자들이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재활에 참여할 수 있도록 권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 인공관절 학술지인 미국 인공관절학회지(Journal of Arthroplast)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되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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