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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호텔 서울드래곤시티, 대구·경북 고객 입실 거부로 논란…운영사인 서부 T&D 승만호 대표 이미지도 타격

이정혁 기자

기사입력 2020-03-19 09:04


서울드래곤시티. 사진출처=서울드래곤시티 홈페이지

서울의 한 특급호텔이 대구와 경상북도에서 온 고객들의 입실을 거부해 논란이 뜨겁다.

문제의 호텔은 서울 용산에 위치한 국내 최초 호텔플렉스(호텔+콤플렉스) '서울드래곤시티'로, 특히 고객들에게 이 같은 내용에 대해 사전 고지도 없던 것으로 전해지며 공분을 사고 있다.

경북 경산에 거주하는 A씨 부부는 지난 주말, 일을 보기 위해 서울로 올라왔다가 황당한 경험을 해야 했다. 숙소로 서울드래곤시티를 예약하고 밤 늦게 찾았는데, 호텔 프론트에서 입실이 거부된 것.

호텔 측은 입실 전에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한 문진표 작성을 요구했고, A씨 부부가 대구·경북 지역에 거주한다고 적었더니 무조건 투숙이 거부됐다. A씨 부부의 항의에 호텔 측은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예방적 조치로 2주 내 대구·경북을 방문했던 사람들은 숙박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A씨 부부는 서울에서의 숙박을 포기한 채, 늦은 밤 차를 몰아 경산으로 돌아와야 했다.

A씨 부부 뿐만 아니라 대구에 거주하는 B씨도 같은 이유로 투숙을 거부당했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인종차별을 받는 것처럼 심한 모멸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이번 논란에 대해 서울드래곤시티 관계자는 "지난 주말 대구·경북 지역 고객님들의 숙박에 불편을 겪으신 건에 대해 사과 드린다"면서 "서울드래곤시티는 다중이용시설 관광사업체로서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을 방지하고, 고객과 임직원의 안전 및 보건을 위한 예방적 조치로 체크인 시 체온이 37.5도가 넘는 고객과 중국, 마카오, 홍콩, 이란, 이탈리아, 대구와 경북 등 국내외 코로나19 확산 지역을 2주 내에 방문한 고객의 투숙을 불가피하게 제한하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특급호텔을 믿고 예약했다가 헛걸음을 해야 했던 고객들에 대한 보상 역시 미흡한 점은 큰 아쉬움을 남긴다. 서울드래곤시티 측은 입실 거부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고객들에게 그저 예약이 가능한 다른 호텔을 안내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식으로 응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서울드래곤시티의 이번 문전박대가 더욱 심각한 이유는 사전 공지가 없었다는 점이다. 실제로 호텔 홈페이지나 예약 사이트를 살펴봐도 숙박 금지에 대한 사전 안내나 공지는 나와 있지 않은 상태였다. 네티즌들은 "호텔 측이 이런 조치를 취하려면 적어도 예약 고객들의 연락처로 사전에 안내 문자가 나갔어야 한다" "코로나19의 확산을 걱정하는 호텔 측의 입장도 이해 되지만 충분히 사전 공지를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드래곤시티 측은 "이번 조치에 대한 공지가 미흡했고, 이로 인해 고객님께 불편을 드린 점 정중히 사과 드린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구체적으로 언제부터 대구·경북 고객들의 입실이 거부되기 시작했는지, 호텔에서 운영 중인 컨벤션센터나 식당 등에서도 같은 조치가 적용됐는지, 이번 조치는 누구의 결정인지 등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하는 등 사태의 확산을 막는데 급급한 태도를 보였다.

결국 특정 지역에 대한 차별이라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서울드래곤시티는 서둘러 해당 조치를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서울드래곤시티 관계자는 17일 "이번 조치로 인해 상처를 받으신 고객님들에게 공감하여 서울드래곤시티는 확산 지역 2주내 방문고객의 숙박 제한을 금일부로 철회한다"며 "다만, 국내외 코로나19 확산 지역 및 시설을 방문한 고객의 경우 숙박 시 매일 2회의 체온 측정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올해 실적 개선을 기대하는 서울드래곤시티에 이번 논란은 여러모로 깊은 아쉬움을 남긴다.

지난 2017년 문을 연 드래곤시티는 그동안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악재로 타격을 받아왔다. 중국인 관광객이 사라진 시장에서 객실 1700개를 채우는 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 그런 가운데 지난해부터 중국 인센티브 단체 관광객 증가에 따라 중국인 숙박률이 2018년 6%에서 2019년 13%까지 상승했고, 올해는 흑자 전환 가능성까지 점쳐졌다.

하지만 특정 지역에 대한 차별 논란이 불거지며 코로나19 사태 종식 후에도 서울드래곤시티의 브랜드 이미지나 신뢰도가 예전처럼 좋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특히 문전박대를 당한 대구·경북지역 소비자들의 향후 반응은 현재로선 낙관하긴 지극히 어려워 보인다.

서울드래곤시티 개발·운영사인 서부T&D 역시 이번 논란이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할 수 밖에 없다. 서부T&D는 서울드래곤시티와 인천 스퀘어원을 자산으로 한 리츠를 오는 7월 상장할 예정이다. 호텔리츠가 아직은 투자자들에게 낯선 상황에서 기업공개(IPO)의 흥행과 증시 안착에 있어 서울드래곤시티의 이번 논란은 결코 반갑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서울드래곤시티는 객실이 총 1700개이며 아코로호텔 계열의 럭셔리부터 비즈니스, 이코노미까지 총 4가지 등급으로 구성된 호텔플렉스다. 아코르호텔 그룹의 럭셔리 호텔 브랜드로 국내에 첫 진출하는 그랜드 머큐어(202실)와 노보텔 스위트(286실) 그리고 노보텔(621실)과 이비스 스타일(591실)이 들어섰다. 승만호 서부 T&D 대표이사는 서울드래곤시티 개관 당시 "서울의 중심 용산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호텔을 건립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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