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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 JOB스토리 : 펫시터] 동물에 대한 애정은 필수…시간당 3만원 '고수익'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19-09-24 10:36


반려동물 양육 인구 1000만 시대가 열리면서 펫(pet) 관련 사업들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반려동물을 돌보는 '펫시터'가 주목받고 있다.

펫시터는 반려동물을 뜻하는 '펫(pet)'과 돌봄을 의미하는 '시터(sitter)'의 합성어로, 개·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전문적으로 케어해주는 직업이다.

이웃의 즐겁고 행복한 삶을 위해 일한다는 자부감으로 펫시터 활동을 하고 있다는 이들로부터 업종의 장단점과 미래 성장성 등을 들어봤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 1000만 시대를 맞아 반려동물을 돌보는 '펫시터'가 새로운 직종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펫시팅 서비스 도그메이트의 펫시터가 강아지와 산책을 나온 모습. 산책시에는 안전을 위해 하네스와 이중 목줄을 사용한다. 사진제공=도그메이트
동물에 대한 애정은 필수…자유로운 근무시간 매력적

우선 펫시터는 근무시간이 자유롭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본인이 원하는 시간대에 맞춰 일하면 되고 자신의 집에서 반려동물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면 되기 때문에 재택 근무도 가능하다.

이에따라 대학생, 주부 뿐만아니라 젊은층, 중년층도 충분히 일할 수 있다.

펫시팅 서비스 도그메이트에서 활동중인 윤지영씨(44)는 "출퇴근 시간이 어느 정도 유동적이기 때문에 초등학생 자녀를 둔 엄마의 입장에서 보면 매력적인 직업"이라며 펫시터의 장점에 대해 전했다. 도그메이트 관계자는 "최근 경력단절 여성들이나 주부들이 펫시터 지원에 대한 문의가 급증하고 있으며 실제 근무하고 계신 분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2016년 2월 서비스를 개시, 가장 오래된 도그메이트는 4만여 명의 회원과 450여 명의 펫시터가 소속된 국내 최대규모 업체다.

또다른 펫시팅 서비스인 펫트너에 소속된 김지현씨(수의대생)는 "방학중 단기 아르바이트를 찾던 중 펫시터를 하게 됐다. 짬짬이 개인 시간을 내서 일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밝혔다.

펫트너는 수의사가 운영하고 수의대생들이 펫시터로 참여해 반려동물에 대한 전문성을 강조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펫시터가 갖춰야 할 기본적인 사항은 무엇일까. 펫시터들은 동물에 대한 애정을 가장 먼저 꼽았다.

윤지영씨는 "동물을 좋아하는 마음이 우선"이라며 "사실 언제나 귀엽고 건강한 강아지, 고양이를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픈 동물들도 가엾게 여기고 도와주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어야 일에 보람을 느끼며 즐겁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그메이트에서 활동중인 최지아씨 역시 "펫시터가 되려면 우선 동물을 좋아해야 한다"면서 "반려견을 키운 경험이 있으면 도움이 된다. 그래야 반려견 마음을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반려동물들이 낯선 펫시터들을 경계하거나 두려워하지는 않을까. 그런 반응은 당연한 일. 하지만 펫시터들은 나름의 노하우로 반려동물과 금방 친숙해진다.

이에대해 김지현씨는 "그런 상황에 대비해 낯을 많이 가리는 아이들의 경우 보호자님들에게 미리 좋아하는 장난감과 간식을 준비해달라고 한다. 장난감과 간식을 보고 안넘어온 아이들은 거의 없다"면서 "그래도 낯을 가리면 저를 받아줄 시간을 충분히 주고 자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지영씨는 "낯설어 하면 집 안으로 바로 들어가지 않고 현관에서 자세를 낮추고 앉아 시선을 피한 채 딴청을 부리고 있으면서 먼저 다가올 때까지 기다려 준다. 먼저 다가와 제 냄새를 맡을 때 손등을 위로해서 내밀어보는데 그 때 강아지가 차분히 제 손 냄새를 맡는다면 성공이다"면서 "천천히 강아지가 예측 가능하게 움직이고 절대로 상대 강아지가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면 안된다"고 설명했다.

펫시팅이 끝난 후엔 펫들은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한다.

현관 앞까지 따라나와 펫시터를 향해 소리를 내거나 품에 안겨 떨어지지 않으려 한다는 것.

윤씨는 "문을 닫으면 짖기 시작해서 엘리베이터를 탈 때까지 계속 짖는 아이들도 있다. 이 때 엘리베이터에서 내릴 때까지 그 짖는 소리가 환청처럼 계속 들리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동의 불편함·큰 체력소모는 단점…말 잘듣게 된 모습에 뿌듯

펫시팅을 하다보면 뿌듯하거나 아찔한 경험을 하기도 한다.

산책이나 약을 강하게 거부하던 펫들이 태도가 완전히 바뀌거나 집 탈출을 감행하기도 한다는 것.

윤지영씨는 "산책을 싫어하던 강아지를 정기돌봄 하면서 몇 달 만에 결국 산책을 즐기는 아이로 바꿔놓자 주인분이 너무 신기해 했다. 또한 산책 시 리드를 무시하고 자기 멋대로 다니던 강아지가 현재는 리드도 잘 따르고 말도 아주 잘 듣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펫트너에서 활동중인 최해원씨는 "신부전을 앓고 있는 고양이에게 주인도 못 주던 약을 잘 먹을 수 있도록 한 점이 기억난다"고 전했다.

최지아씨는 "반려견 세 마리를 돌봄하는데 첫 만남에 귀엽다며 두 마리를 쓰다듬자 다른 한 마리가 나를 보며 멍멍 짖었다. 알고보니 서열이 우위인 본인을 많이 쓰다듬어 달라는 요구였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펫시터들은 가슴이 철렁한 일을 겪기도 한다.

윤지영씨는 "펫시터를 막 시작했을 때 5층에서 돌보던 강아지가 현관문이 열린 틈을 타서 계단으로 1층 현관까지 달려 나간 적이 있었다. 당시 공동현관문이 닫혀 있던 상태여서 다행히 강아지의 집 밖 탈출을 막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최해원씨는 "낯을 가리는 고양이가 갑자기 사라져 온 집안을 30분 넘게 찾았는데 안보여 혹시 방충망을 뚫고 나갔나 걱정이 컸다. 다행히 꽁꽁 잘 숨어있던 것으로 밝혀졌지만 그 때 생각만 하면 아찔하다"고 밝혔다.

펫시팅의 어려운 점으로는 이동의 불편함과 체력소모가 꼽힌다.

펫시터들은 "멀리 떨어진 곳의 경우 왕복 2시간을 이동하다보면 몸이 지치기도 한다"고 전했다. 또한 "몸집이 큰 개와 함께 산책을 하고나면 금세 피곤해진다"고 입을 모았다.

시간당 약 3만원 수익…"점점 펫시터 수요 늘어날 것"

펫시터의 수입과 미래 전망성은 어떨까.

현재 펫시터들은 방문횟수에 따라 서비스요금을 받는 경우와 고정 월급(약 200만원)을 수령하는 것으로 나뉜다.

활동중인 서비스 업체 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방문 펫시팅의 경우 대략 1시간당 약 3만원의 수익을 올린다.

여기에 마리 수가 추가되면 5000~1만원을 더 받게되고, 주말이나 명절기간엔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최해원씨는 "한 달에 적으면 20만원에서 많게는 90만원 이상 벌어본 것 같다"면서 "짧은 시간에 비교적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월급제일 경우엔 일반적으로 하루 4건, 주 5회 근무에 약 200만원 가량을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펫시터의 전망에 대해서는 "밝다"고 입을 모은다.

윤지영씨는 "점점 펫시터의 수요가 늘어날 것은 확실하다. 가끔 동반산책 중에 무슨 서비스냐고 물어보고 자신도 이용하고 싶다며 명함을 달라고 하는 분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최근 사회는 1인가구와 더불어 아이를 낳지 않는 딩크 부부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며 그에 따라 반려동물에 대한 수요도 많아지고 있다. 또한 반려동물의 행복이나 복지를 진지하게 고려하는 경향은 점점 더 커지고 있어 자신의 반려동물을 위해 더 많은 것을 해주고 싶어하는 분들이 늘어나는 것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김지현씨는 "고양이는 전용호텔이나 병원에 맡기면 개보다 더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다. 이에따라 익숙한 환경에서 고양이 돌봄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들이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성예빈씨는 "펫시터의 경우 수의대생인 내 전공을 살리면서 보호자들에게 더 신뢰와 만족감을 줄 수 있는 활동인 동시에 더 많은 반려동물과 보호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인간미 있는 수의사로 성장하는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도그메이트 펫시터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반려견.

펫시팅 서비스인 펫트너 소속 펫시터들이 돌봤던 반려묘들의 모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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