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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동호회·취미 : 슈가글라이더 사랑] 수 미터 날아와 앉는 '작은 요정'…방탄소년단도 '귀여움'에 매료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19-06-11 09:27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그룹 방탄소년단의 멤버 진이 키우고 있다는 소식에 눈길을 끈 슈가글라이더.

커다란 눈, 특이한 무늬 등 이국적인 외모와 애교가 많다는 이유로 최근 국내에도 슈가글라이더를 반려동물로 양육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같은 애정으로 뭉친 동호회 '슈가글라이더 사랑'. 이들로부터 슈가글라이더를 키우며 얻는 재미와 얽힌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비막을 갖고 있는 슈가글라이더는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수 미터에서 수 십미터까지 활강이 가능하다.
수 미터 날아서 손 위에 착지…애교·유대관계 강해

지난 2008년 설립된 '슈가글라이더 사랑'은 약 1만4500여명의 회원이 가입돼 있으며 주 연령층은 20~30대. 남녀 비율은 약 3대 7정도로 여성의 비율이 높다.

순수 동호회인 이 곳은 1년에 약 3~4회 정도 시즌별로 정기 모임을 갖고 있으며, 지역별로 비정기 소모임을 하기도 한다.

동호회의 특징은 비매너 관리가 철저하고 잘못된 슈가글라이더의 정보를 바로 잡아준다는 점이다.


특히 초대 매니저는 국내 처음 슈가글라이더 양육에 관련된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현재는 3대 매니저인 최효민씨(프리랜서 그래픽 디자이너)가 동호회를 이끌고 있다.

캥거루나 코알라처럼 육아낭을 가진 유대목 동물인 슈가글라이더는 설치목인 하늘다람쥐와 간혹 헷갈린다.

두 동물 모두 야행성인데다 활강이 가능한 '비막(飛膜)'이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엄연히 다른 개체다.

슈가글라이더라는 이름은 이들이 처음 발견됐을 때 설탕처럼 달콤한 나무 수액을 먹으면서 날아다닌다해서 붙여진 것으로 전해진다.

슈가글라이더의 주 서식지는 호주와 뉴기니, 인도네시아 등이며 몸길이 14~18㎝에 몸무게 약 100g으로 아담하다. 평균 수명은 약 9~12년이다.

특이한 점은 수컷은 생식기가 포크 모양처럼 두 갈래로 나뉘어 있으며, 암컷도 질과 자궁이 두 개씩 있다. 이로인해 쌍둥이가 임신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많은 소동물 가운데 슈가글라이더를 키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슈가글라이더 사랑' 동호회원들은 '특유의 애교성'을 꼽는다.

최 대표는 "소형 동물들 중에서 슈가글라이더는 지능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작은 요정', 혹은 '아이'를 키우는 느낌이 든다"며 "다른 동물들보다 유대 관계가 더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 귀여움과 사람을 잘 따르는 애들이라 핸들링만 잘되면 키우는 맛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회원은 "큰 눈망울에 마치 미소를 짓는 듯한 입 모양 등이 다른 동물에 비해 귀여움이 넘친다"면서 "틈만나면 놀아달라고 보채는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회원은 "애칭을 불러주면 쪼르르 달려오는 모습을 보기만 해도 행복하다"고 전했다.

슈가글라이더를 키우며 얻는 또다른 재미는 활강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최 대표는 "집안 문지방이나 높은 가구에 올라간 상태에서 재빠르게 수 미터를 날아 주인의 손이나 어깨에 정확하게 착지한다"며 "이는 상호간의 유대감이 형성돼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자연환경에서 사는 슈가글라이더는 약 100미터 가량 활강이 가능하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큰 눈망울을 지닌 슈가글라이더는 특유의 귀여운 외모 덕분에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전문병원 찾기 힘들어…밤에 종종 놀아달라 보채기도

슈가글라이더 양육시 어려운 점은 냄새와 먹이 등이 있다.

취선을 통해 영역을 표시하는 습성이 있다보니 다른 소동물들보다 냄새가 조금 더 심한 편이라서 꾸준한 청결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

한 회원은 "날아다니면서 변을 뿌리는지 사육장 사방에 오물이 튀기도 한다"면서 "자주 치워주고 청소해준다면 냄새 걱정은 안해도 된다"고 전했다.

또한 미국이나 동남아 국가들, 호주, 일본에는 슈가글라이더 전용 사료의 판매가 일반화되어 있지만 국내에서는 사료 수급이 어려워 직접 식단을 짜서 줘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이밖에 병원 이용의 어려움도 있다.

최 대표는 "아직은 대중화되지 않은 동물이라서 아플 때 전문병원을 찾기가 힘들고 병원에서의 오진률 또한 다른 반려동물에 비해 높은 편"이라며 "전국에 6곳 정도만 슈가글라이더를 전문적으로 진료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슈가글라이더의 먹이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단 음식을 좋아한다.

양육시 먹이는 과일과 단백질을 6대4 또는 7대3 비율로 하루에 한 번 주면 되는데 단백질의 경우엔 염분이 들어가지 않은 닭가슴살이나 밀웜, 전용사료, 무염치즈 등을 직접 만들어 먹인다.

온도와 습도도 양육시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다.

최 대표는 "온도는 24~30도, 습도는 45~50% 정도가 적정하다"며 "환기가 잘 되면서도 외풍이 들지 않는 곳에서 키우는 것이 좋고 낮 시간동안 간접적으로 햇빛을 받을 수 있는 위치에 사육장을 두는 게 적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야행성이기 때문에 밤에 놀아달라고 보채기도 하기 때문에 종종 함께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부고 소식에 회원들 슬픔 공유…끝까지 책임질 각오로 키워야

슈가글라이더의 수명은 10년 안팎이지만 간혹 질병 등으로 생을 다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카페내에 '삶을 다한' 슈가글라이더의 부고글이 게시되면 회원들은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 '안타깝다', '다음 생에 좋은 곳에서 태어나기를' 등의 추모글을 올려 슬픔을 공유하고 위로를 건넨다.

방탄소년단의 멤버 진은 최근 자신이 키우던 슈가글라이더 한 마리가 사고로 숨지자 추모하는 자작곡을 발표하기도 했다.

슈가글라이더의 입양 경로는 주로 동호회나 희귀 애완동물 샵 등을 통해 이뤄진다.

분양시 가격은 일반적인 무늬의 슈가글라이더는 수컷 15만원, 암컷 18만원 정도이지만 특이한 털 색상을 지닌 '모프종'은 현재 대략 60만~80만원 정도인 것으로 전해진다.

최 대표는 "모프종의 경우 3년전 약 15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면서 "동호회 운영자로서 샵 분양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샵이나 대형마트에 장기간 있다보면 스트레스가 많이 쌓여있고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작은 요정'인 슈가글라이더를 데리고 외출이라도 하면 인기만발이다.

동호회원들은 "많은 사람들이 신기해하면서 질문이 쏟아진다"며 "한번 키워보고 싶다면서 관심을 표한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회원들은 양육을 하기전 신중히 고민하기를 조언하다.

최 대표는 "어떤 반려동물이든지 마찬가지겠지만, 끝까지 책임질 각오가 되어있지 않다면 키우지 않는 게 맞다"면서 "동물의 예쁘고 좋은 면만 보지 말고, 사육 정보들을 찾아보면서 스스로가 감당할 수 있는지 신중히 고민한 뒤 입양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동호회의 계획에 대한 질문에 최 대표는 "다양한 이벤트를 열어 회원들에게 많은 혜택과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라면서 "또한 슈가글라이더를 많은 분들에게 소개하는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슈가글라이더가 먹이를 먹고 있는 모습.

2008년 설립된 '슈가글라이더 사랑' 동호회는 1년에 3~4차례 정기 모임을 갖고 슈가글라이더에 대한 정보 교류 뿐만 아니라 회원들간 유대관계도 돈독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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