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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익편취 규제강화' 법 개정 땐 대기업 계열사 136곳 규제대상…하림 등 '꼼수'?

김소형 기자

기사입력 2019-06-06 15:58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놓은 대기업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자산 10조원 이상 대기업 소속 계열사 136곳이 공정위 규제 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런데 이 가운데 하림 등 일부 기업이 총수일가 지분은 줄이면서 내부지분율을 늘리는 방식으로 공정위 규제를 피해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정거래법 개정안 통과하면 사익편취 규제 대상 확대

6일 인포맥스가 총수 있는 상호출자제한 대상(자산 10조원 이상) 28개 대기업 집단의 공시를 분석한 결과 공정거래법이 개정되면 이들 집단의 계열사 136곳이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사익편취 규제 대상으로 분류됐다.

지난해 8월 공정위는 현행 상장 30%·비상장사 20%인 사익편취 규제 총수일가 지분 기준을 상장·비상장사 모두 20%로 일원화하는 등 규제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바 있다.

국회에서 이 법이 통과된다면 총수일가 지분이 20% 이상인 계열사 또는 그 계열사가 지분을 50% 넘게 보유한 자회사는 사익편취 규제 대상이 된다. 이 경우 자산 10조원 이상 기업집단에서 총수일가 지분율이 사익편취 규제 대상이 되는 계열사는 총 311곳이 된다. 효성이 48곳으로 가장 많고 GS그룹(28곳), 하림(21곳), 신세계(18곳), LS(17곳), 부영(14곳) 등 순이다.

단, 당국의 제재는 단순히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다고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들 회사의 내부거래 액수가 200억원이 넘고 내부거래 비중이 14% 이상인 경우 공정위가 일감 몰아주기 등 불공정 거래 여부에 대해 조사하게 된다.

이처럼 지분 조건과 함께 내부거래액, 내부거래 비율 조건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계열사는 136곳으로 좁혀진다. 지난해 내부거래액 등을 고려했을 때 효성이 공정위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는 계열사 14곳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고, GS(12곳), 삼성(9곳), OCI·신세계·한진(각 8곳), KCC·하림(각 7곳) 순이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자산 10조원 이상인 대기업 집단 소속 계열사 중 106곳은 지난해 매출이 1000억원을 넘기면서 내부거래 비중이 50%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지정된 상호출자제한 대상 대기업 집단 소속 계열사는 총 1421곳이며, 이 중에서 지난해 매출이 1000억원을 넘긴 회사는 521곳에 달했다.

하림 등 일부 기업, 총수일가 지분 줄이고 내부지분은 늘려

아울러 이번 조사에서 올해 이들 대기업 집단의 총수일가 지분율은 평균 6.76%로 지난해와 같았고 내부지분율은 62.54%에서 62.30%로 0.24%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일가 지분은 총수와 그 친족의 지분을, 내부지분은 총수일가 지분과 계열회사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의 합이다. 일반적으로 재벌 집단은 총수일가 지분은 줄이면서 계열사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늘리는 식으로 그룹 지배력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써 왔지만, 올해는 총수일가 지분은 줄어들면서 내부지분은 증가한다는 공식은 깨진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여전히 총수일가 지분을 줄이면서 내부지분율을 늘리는 기업집단도 있다. 이 경우 총수일가 지분을 줄였지만 내부거래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재벌들의 계열사 일감몰아주기와 부당지원 등의 폐해는 해소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하림의 경우 총수일가 지분율은 0.02%포인트 내리면서 내부지분율은 2.79%포인트 높였다. 특히 지난 2017년 대기업 집단에 포함된 하림은 현재 공정위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공정위는 지난 2012년 김홍국 하림 회장이 아들 김준영 씨에게 하림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계열사 올품 지분 100%를 상속하는 과정에서 일감을 몰아준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해 말 하림에 대해 조사를 마치고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상정해 올 상반기 중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하림을 포함해 총수일가 지분율은 낮아지면서 내부지분율이 높아진 그룹은 한진(내부지분율 1.78% 포인트 증가), 대림(2.07%p), 미래에셋(0.80%p), 코오롱(1.00%p), 한국투자금융(4.35%p), OCI(0.57%p), 카카오(1.67%p) 등 8개 집단으로 나타났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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