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삼성·롯데카드가 현대차와 가맹점 수수료 협상을 원만하게 타결했다고 밝히면서 양측의 갈등이 일단락된 가운데,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와의 수수료 협상이 현안으로 떠올랐다.
이마트 관계자는 "카드사에서 보낸 공문이 명확한 설명이 생략된 한두줄 수준으로, 인상 명분이나 배경이 납득이 잘 가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카드사의 요구대로 수수료율을 인상하면 이마트는 연간 100억원 이상의 추가 비용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카드수수료 인상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카드사에 통보하고 수수료율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반해 카드사들도 난처한 입장이다. 카드업계는 3년마다 진행하는 적격비용(원가) 재산정에 따른 수수료율 조정 결과 이번에 연 매출이 500억원이 넘는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를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수료율 인하가 그동안 계속 이어져온 만큼, 가맹점 계약해지와 같은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카드사와 유통업체 간 협상이 끝나면 수수료율 차액을 정산해 유통업체에 돌려주게 된다.
단, 카드업계는 현대차와의 수수료율 협상에서 현대차의 입장이 관철되면서 앞으로 줄줄이 대기 중인 유통, 이동통신, 항공 등 대형가맹점들과의 협상과정을 우려하고 있다. 현대차와 협상을 지켜본 다른 업종의 대형 가맹점들이 현대차 수준으로 수수료 재협상 요구를 할 가능성 때문이다.
당초 카드업계는 현대차의 수수료율을 기존 1.8% 초·중반대에서 1.9% 후반대로 올리겠다고 통보했으나, 현대차는 0.01∼0.02%포인트밖에 올려줄 수 없다고 맞섰다. 이후 현대차는 0.05%포인트 가량 올린 1.89% 내외 인상이라는 조정안을 제시했고, 카드업계는 결국 이 같은 현대차 조정안을 수용한 바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협상이 이렇게 결론이 나 앞으로 다른 대형 가맹점과 협상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걱정"이라면서, "금융당국이 주문한 '역진성 해소'에 어려움을 겪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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