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무릎 아픈 3월'…무리한 운동이 화부른다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19-03-14 11:29


무릎 질환자가 가장 증가하는 시기는 언제일까. 보통 추운 날씨에 관절이 굳고, 혈액순환이 안돼 무릎통증이 심해지는 겨울을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초봄인 3월에 가장 크게 늘어난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매년 3월에 무릎 질환이 전월 대비 높은 수치로 증가했는데, 2018년 기준 무릎 관절증은 전월 대비 21.9% 정도 늘었다. 무릎 건강이 위협받는 3월, 관절을 건강하게 지키고 무릎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 등을 힘찬병원 전문의의 도움으로 정리했다.

갑자기 운동량이나 활동량 늘리면 무릎관절염 적신호

봄철에는 겨우내 웅크렸던 몸을 움직이느라 활동량이 늘어나게 된다. 추운 날씨에 움직임이 적어 유연성과 체력이 떨어져 있던 상태에서 급격히 움직임을 늘리면 체중을 지탱하는 무릎에도 큰 부담을 줘 무릎관절염이 심해진다.

무릎관절염은 뼈와 뼈 사이 쿠션 역할을 하는 연골과 연골판이 닳거나 손상돼 완충작용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면 움직일 때 뼈끼리 직접 부딪치거나 충격을 받아 염증이 생기고 아픈 질환이다. 관절염 초기에는 연골이 닳아 두께가 조금 얇아지는 정도지만 관절염 2기부터는 연골이 닳고 부서져 표면이 울퉁불퉁해지고, 부서진 작은 연골 조각들이 윤활액 속에 떠다녀 관절을 움직일 때 통증이 심해지게 된다. 3기 관절염의 경우 연골이 더욱 손상돼 연골 아래 뼈가 비정상적으로 뾰족하게 자라 걸을 때마다 극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말기라고 할 수 있는 4기에는 연골이 다 닳아 뼈끼리 거의 맞닿은 상태로 무릎이 퉁퉁 붓고 열이 나고, 가만히 있어도 무릎이 쑤시고 아프며 움직일 때는 무릎이 끊어질 듯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무릎관절염은 손쓸 수 없이 진행되기 전, 조기에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행 시 조금 아프고 계단 오르내리기가 힘들며, 오래 앉았다 일어날 때 무릎이 뻣뻣하게 느껴지는 증상이 있다면 방치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강북힘찬병원 이광원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봄을 맞아 미뤄왔던 신체활동을 시작하더라도 욕심을 부리지 말고 자신의 무릎상태에 맞는 운동을 찾아야 한다"며 "무릎관절염이 있는 경우, 무릎이 45도 이상 구부러진 상태로 체중을 실어 관절에 부담을 주게 되는 달리기와 등산, 과격한 움직임이 필요한 테니스, 배드민턴 등은 가급적 피하고 요가나 수영, 물속 걷기, 고정식 자전거 등 관절에 부담은 주지 않으면서 허벅지 근력을 강화시켜 관절을 지탱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운동을 꾸준히 하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과격한 운동은 연골연화증·반월상연골손상 불러


봄을 맞아 운동량을 늘리는 젊은 층도 무릎 관절질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평소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는 젊은 여성이나 운동량이 적었던 주부들이 갑자기 운동을 시작하는 경우 슬개골 안쪽 연골이 단단함을 잃고 약해지는 연골연화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격렬한 운동을 즐기는 남성들은 반월상연골판에 손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무릎을 꿇거나 쪼그린 자세로 오래 일하는 젊은 여성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연골연화증은 연골이 원래의 강도를 잃어 충격·흡수·분산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연골 표면과 내부가 약해져 변색된다. 말기로 갈수록 연골 표면이 갈라지고 닳아 너덜너덜해지다가 소실되는데, 무릎을 움직일 때 딸깍하는 소리나 걸리적거리는 느낌이 있고, 장시간 앉아 있다가 일어설 때 무릎 통증과 뻣뻣한 느낌이 들거나 오래 서 있으면 무릎이 시린 증상이 나타난다. 연골연화증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2~3개월 정도 휴식을 취하고 허벅지가 무릎과 수평이 될 때까지 앉았다 섰다 하는 동작으로 허벅지 앞과 뒤 근육을 강화시키는 스쿼트로 관절을 더 이상 상하지 않도록 보호해주면 호전될 수 있다.

반월상연골판 손상은 관절의 윤활 기능 및 무릎 관절이 받는 충격을 흡수하는 쿠션 역할을 하는 반달 모양의 무릎 연골판이 레저나 과격한 운동으로 심한 충격을 받아 찢어지는 것으로, 무릎이 잘 펴지지 않고 붓거나 소리가 나면서 걷기가 힘들어진다. 무릎 관절 부위를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통증이 있으면 반월상연골판 파열을 의심할 수 있는데 특히 안쪽 연골의 파열 빈도가 더 높다.

축구의 경우 종목 특성상 체중을 싣고 무릎을 안팎으로 돌리는 동작이 많아 반월판연골판이 손상되기 쉽다. 축구뿐만 아니라 회전 동작이 많은 구기종목인 농구, 야구, 배구와 취미생활로도 인기가 있는 댄스스포츠, 스쿼시 등도 자칫 무릎부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활동 후 충분히 쉬어도 무릎통증이 계속된다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반월상연골판 손상 초기에는 통증과 부종을 감소시키기 위해 1~2주간 안정을 취하며 약물 및 보존적 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하며, 급성 증상이 가라앉은 후에는 천천히 수영이나 가벼운 평지 걷기, 맨손체조 등이 가볍게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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