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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가이드-스테로이드·호르몬] '잘못쓰면 독'…성기능 상실 등 부작용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19-03-14 10:17


'나는 고자(鼓子)다'

30대 초반의 한 보디빌더가 유튜브에서 스테로이드 부작용을 설명하면서 이처럼 고백했다.

그는 "스테로이드 사용으로 인해 성기능을 거의 상실했다"면서 "발기되는 비율이 10% 정도에 불과하다"고 주장해 화제가 됐다.

다른 보디빌더들의 '약투'(금지 약물과 미투 운동의 합성어) 폭로도 잇따라 사회적 충격을 주고 있는 상황. 최근엔 선수가 아닌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스테로이드가 포함된 단백질 보충제가 유통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스테로이드의 오해와 진실, 그리고 '잘쓰면 약, 잘못쓰면 독'이 되는 각종 호르몬제의 효과와 부작용 등을 이대목동병원 재활의학과 배하석 교수(현 대한스포츠과학운동의학회 이사장)의 도움으로 정리했다.


스테로이드제, 성기능 장애·망상 등 부작용

스테로이드는 모든 사람이 갖고 있다. 이 호르몬은 염증반응을 억제하고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도록 해줄 뿐 아니라 체액의 균형도 맞춰주는 등 몸에 이로운 작용을 많이 한다.


실제로 피부과 질환 등에 광범위하게 적용되며 만능 치료(완화)제 구실을 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운동계에서 사용되는 스테로이드는 통상 '아나볼릭-안드로게닉 스테로이드'를 지칭하며, 흔히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로 불린다. 이는 인위적으로 합성된 호르몬으로 경구용과 주사제로 쓰인다.

아나볼릭은 '단백동화(同化)'라는 의미로, 단백질 합성을 촉진해 빠르게 근육을 만들고 근력을 강화하는 데 효과가 있는 약물이다.

또한 집중력을 단기간에 높이고 에너지 대사를 높여 평소보다 더 강한 힘을 발휘하게 하는 약물로 순간적인 강한 근력을 요구하는 단거리 육상선수, 바디 빌더 등이 주로 사용하는 약물이다.

이에따라 운동계에서는 공정한 경쟁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금지 약물로 지정됐으며 국내에서도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약물이나 이 성분이 들어간 단백질 보충제를 유통,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다.

다만 연명 치료, 호르몬 장애 등 특수한 상황 치료에만 전문의의 처방으로 사용가능 하다.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은 신체적·정신적으로 광범위하게 발생한다.

피부에 여드름이 심해지고, 지성 피부의 특성을 보이며, 탈모, 우울증, 약물 대사로 인한 간 손상, 신장 손상, 면역 기능의 이상으로 인한 감염에 위험도가 높아지게 되며, 심한 경우 심장마비도 발생할 수 있다. 또한 고혈압을 유발하며, 남성호르몬 사용시 정상적인 남성호르몬 분비가 억제돼 여성화 진행으로 유방이 커지는 증상, 정자의 생성이 감소하는 부작용이 발생하며, 여자에게는 월경주기가 불규칙해지고, 불임을 유발, 남성 목소리 변성, 과다한 발모 등 심각한 남성화 증상을 유발할 수가 있다. 아울러 정서 불안, 충동적·공격적인 성격, 조증, 망상이 생기는 등의 이상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

배 교수는 "스테로이드로 인한 부작용이 매우 크기 때문에 이같은 약물을 사용할 경우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무분별한 성장호르몬제, 심장질환 등 병 키워

스테로이드 뿐만 아니라 다른 호르몬제의 오남용도 우려가 된다.

호르몬은 아주 적은 양으로도 우리 몸의 상태를 좌지우지하기에, 치료를 위해서라면 극소량으로 호르몬을 조절하는 섬세한 관리가 중요하다.

이 가운데 남성호르몬 주사는 주로 스테로이드 계열의 테스토스테론이 처방되며 전신무기력증, 발기부전, 남성갱년기 등이 나타날때 쓰인다.

효과도 좋은 편이다. 하지만 이 요법을 잘못 사용하게 되면 스테로이드 부작용과 유사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또한 여성호르몬 요법은 폐경 여성들이 겪는 안면 홍조, 발한, 불면증, 성교통, 성욕 감퇴, 피부 노화, 골다공증 등을 줄이기 위해 사용된다.

다만 여성 호르몬을 단독으로 투여하는 경우 자궁내막 증식이 발생할 수 있어 보통 황체호르몬(프로게스테론)과 함께 투여된다.

여성 호르몬제의 부작용으로는 자궁내막암과 심혈관질환의 위험도가 증가할 수 있다.

배 교수는 "투약이 필요한 경우 부작용에 대한 면밀한 반응을 모니터링하면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호르몬제 사용의 대표적인 경우로 성장호르몬도 꼽을 수 있다. 3월 이맘때면 입학과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학부모들은 자녀의 키 성장에 관심과 고민이 커지기 마련이다.

인체 성장호르몬은 유전자 재조합기술로 제조되는데, 스테로이드호르몬과 유사하게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을 증가시키는 작용을 한다.

다만 최근 연구에서 근육강도를 증가시키는 효과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성장호르몬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으로는 심장질환과 당뇨의 위험도 증가, 손·발·얼굴의 거대화, 남자 아이의 경우 여성형 유방 등이 있다.

또한 드물게 췌장염 발생이 보고된 바 있다. 특히 '터너증후군(성염색체 이상)' 여자 아이에게서 질환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밖에 뇌하수체 이상으로 인한 소인증 환자에게 성장호르몬 투여시 백혈병이 나타났다는 보고가 있으며, 유방암 위험성 증가 및 뇌종양이 재발했다는 주장도 있다.

배 교수는 "일부 성장장애를 겪는 청소년, 운동선수가 적합한 처방을 받아 사용하는 것 외에는 무분별한 성장호르몬 사용을 추천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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