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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리스크'가 반등 기미를 보이던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주가에 찬물을 끼얹었다.
승리의 강남 클럽 관련 구설수는 최악의 타이밍에 수면 위로 떠올랐다. 빅뱅의 활동 중단 이후 그동안 YG의 주가는 주춤한 상황이었다. 한때 '엔터 빅3' 중 시가총액에서 1위에 오를 정도로 잘나갔으나, SM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에 밀려난지 오래다. 연예인 주식부호 순위표에서도 1위에 올랐던 양현석 YG 대표의 주식가치는 JYP 엔터테인먼트의 박진영 대표 프로듀서에 밀리며 3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동안 빅뱅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걸그룹 블랙핑크가 열심히 뛰었으나 역부족이었다. JYP엔터테인먼트를 다시 일으켜세웠다는 평가를 받는 트와이스처럼 주가를 확 끌어올릴 만한 폭발력은 없었던 셈이다. 그런 가운데 최근 양현석 대표는 신인 아이돌 그룹 트레져13 등을 통해 반등을 시도하고 있었다. 분위기도 좋았다. 금융 투자 관련 업계에선 YG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로 낙관하는 리포트가 연이어 나오고 있던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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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승리가 버닝썬 관계자들과 주고받았다는 '카톡' 내용이 전해진 뒤, YG는 "본인 확인 결과, 해당 기사는 조작된 문자 메시지로 구성됐으며 사실이 아니다. 법적 대응하겠다"고 바로 강력 반발했다. 하지만 잠시 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승리의 성접대 의혹에 대해 내사를 맡게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장은 다시 출렁였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YG는 27일 오전 9시 "광역수사대에 연락을 취하여 승리의 조속한 자진 출두 의지와 적극적으로 조사에 임하고 싶다는 의견을 공식적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철저한 경찰 조사를 통해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다면 그에 응당한 법적 처벌을 달게 받아야 할 것이다"고 재차 입장을 밝혔지만 여전히 여론은 싸늘하다.
빅뱅은 YG의 상징이나 마찬가지다. 빅뱅 멤버와 관련된 부정적인 뉴스는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빅뱅 멤버들이 올 하반기부터 하나하나 군에서 제대를 하는 만큼 기대감이 커지는 시점에 강남 클럽과 관련된 뉴스들은 더욱 파괴력이 클 수 밖에 없다.
그런 만큼 이번 사건에 대한 YG 투자자들의 불만은 계속 커지고 있다. 포탈 사이트 네이버의 YG엔터테인먼트 종목토론실에는 승리 성접대 의혹이 알려진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게시글이 600개나 올라왔다
게시글에는 양현석 대표의 초기 판단 실수를 비난하는 소리도 높다. 처음 버닝썬 이슈가 터져나왔을때, 당사자인 승리는 뒤로 숨고 양 대표가 공식 보도자료를 낸 것이 1차 패착이었다는 지적이다. 소속 연예인에게 클럽 운영 등 리스크가 큰 사업을 방치한 점 등 '원초적' 잘못은 차치하고라도, 사건이 터졌을 때 초기 대응부터 헛발길질을 했다는 것.
투자자들이 보기엔 승리의 버닝썬 관련 의혹과 YG가 최대한 선긋기를 해도 부족할 판인데, 양 대표가 스스로 '버닝썬=승리=YG'를 각인시키는 오판을 했다는 이야기다. 한 네티즌은 "승리 한 명이야 큰 비중도 아니고, 26일 겨우 4% 정도 주가가 빠졌지만 더 중요한 것은 회사 이미지이다. 처음부터 '만약 조금이라도 사실로 밝혀지면 엄정 처벌하겠다. 바로 회사에서 내보내겠다'고 했어야 했다" 고 강하게 비판했다.
공교롭게 승리의 카톡 구설수가 터진 26일 빅뱅 리더 지드래곤의 군 승진 누락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투자자들에게 더 큰 실망을 안겼다. "소속 연예인 관리도 제대로 못하는 양현석 대표가 오너 자질이 있는지 궁금하다" "리스크가 너무 크다.제조회사로 따지면 불량제품을 계속 생산하는 거랑 같은 이치"라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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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YG에 대한 증권가 리포트는 대부분 긍정적이었다.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YG에 다음 달부터 모멘텀이 있을 것으로 보고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6만3000원을 제시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추가될 YG의 음원유통까지 고려하면 관련 매출이 최소 연간 500억원을 상회할 것이다. YG플러스의 연간 영업이익 예상치를 기존 15억원에서 54억원으로 상향한다"며 특히 2분기에 데뷔하는 트레저13에 대해 큰 기대를 나타냈다. 이 연구원은 "모든 멤버가 오디션 프로그램을 거쳤기에 분명히 다른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일본인 남자 아티스트가 흥행한 적이 없었기에 일본인 남자가 4명이나 포함된 트레저13이 성공한다면 아이즈원이나 트와이스보다도 빠른 일본 콘서트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상웅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YG는 통상적으로 팬덤형 아티스트가 부재하다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되어 왔으나 , 트레져13은 기획단계에서부터 팬덤형 아티스트를 지향해 왔다는 점에서 YG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아티스트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터져나온 승리와 관련된 각종 의혹은 트레저13으로 향해야 할 관심을 확 꺼버릴 정도로 메가톤급 화제몰이를 하고 있다.
그동안 양현석 대표는 YG의 주가 상승 모멘텀을 이끌 트레저13에 대해 같히 공을 들인 것으로 유명하다. 트레저13의 데뷔 과정을 보여준 '보석함' 방송이 끝날 때마다 언론의 관심이 어떠했는지 직접 체크할 정도였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양현석 대표의 최대 관심사는 트레져13이다. 오랜만에 대형 신인을 키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커서인지 더욱 강한 애착을 보였다"고 전했을 정도다.
트레저13의 완벽한 데뷔를 위해 전사적으로 에너지를 모야야할 YG로선 지금의 상황이 답답하기 그지 없을 터. 더욱이 YG는 소속 연예인 관리와 관련해 수차례 공식 반성과 약속을 한 바 있다. 탑의 대마초 사건 당시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으며, 승리 버닝썬 관련 공식 보도자료 때도 양 대표가 직접 "사고와 실수의 재발 방지를 위해 계약서 및 관리 시스템을 꾸준히 수정 보완해왔다"고 강조한 바 있다.
YG와 양현석 대표에게 이젠 더 이상 시간도 없다. "소속 연예인을 엄격히 관리하겠다"고 한 말들이 공염불이 되기 전에 냉정한 자기점검과 특단의 조처를 취해야 한다. 초반 위기관리에서 낙제점을 받은 양현석 대표가 내부 시스템 점검을 위해 어떤 결단을 내릴지, 이에 따라 지금의 상황이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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