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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란 말이 있다. 경륜에도 내 강점을 잘 살리고 상대의 약점을 공략해 승리를 따내는 선수들이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종합득점과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침착하고 과감한 경주운영을 바탕으로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는 선수들이 있어 팬들과 전문가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8월 19일 광명 일요경주도 들여다보자. 당시 인기순위 6위로 출전한 공민우는 초반 기습선행을 나선 김동훈을 침착하게 추주했고, 축으로 나선 강진남의 외선반격을 유연하게 막아내며 우승을 차지했다. 벨로드롬의 여우답게 상대선수들의 전법과 승부 타이밍을 잘 파악하고 있는 모습이었고 무엇보다 침착한 경주운영이 돋보였다. 특선급의 편성이 워낙 강해서 다소 기복을 보이고는 있지만 언제라도 한방이 가능한 선수라는 것을 증명했다.
변칙승부로 긴장감을 부르는 정현호
찬스에 강한 김우병
김우병은 촌각을 다투는 치열한 각축 속에서 나온 단 한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는 선수다. 김우병이 인지도 최하위로 출전한 선발급 결승전 7월8일 경주를 보자. 당시 엄지용, 정찬건 등 선발급의 내로라하는 선행형 선수들과 노련함으로 무장한 강급 선수들인 박석기, 지성환이 출전했다. 다소 혼전인 가운데 엄지용, 정찬건이 주도하면 박석기, 지성환이 추입으로 넘어설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경주 초반은 충청권 선수들의 페이스였다. 예상대로 엄지용이 먼저 주도권을 잡았고 그 후미를 충청권 선배인 박석기가 추주했다. 이대로 경주가 이어진다면 박석기의 직선 추입으로 연결되며 충청팀의 완승도 가능했던 흐름이었다. 하지만 엄지용이 젖히기를 의식했는지 2코너 부근에서 외선주행을 했고, 이 순간을 놓치지 않았던 김우병이 질풍 같은 내선젖히기로 흐름을 반전 시키면서 결승전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경륜뱅크의 배재국 예상팀장은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와 종합득점에도 불구하고 주눅들지 않고 제 실력을 발휘하는 선수들이 있다. 기량이 상향 평준화된 특선급은 선수들의 최근 기세와 정신력이 큰 영향을 끼친다. 강자들에게 겁먹지 않는 자신감과 오름세인 선수들의 파악은 특선급 베팅의 중요한 요소다. 우수급은 전법이 다양하고 본인 위주의 흐름을 만들어갈 수 있는 선수가 강자들을 위협할 가능성이 높다. 선발급은 특선, 우수급에 비해 시속이 느린 만큼 변수가 많아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듯 각 급별로 편성의 강자들을 위협할 수 있는 선수가 있다면 눈여겨 봐야할 필요가 있고 이러한 선수 중심의 이변전략을 세우는 것도 좋을 것 같다"라고 했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