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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울산 맥도날드 직원 당사자 심경글 "주문 실수 NO, 저와 같은 친구들 배려해주세요"
A씨는 "저는 제품을 챙겨서 고객님에게 제공하는 포지션"이라며 "주문을 받는 직원은 따로 있다. 주문 받는 직원이 버거 주문이 어려운 시간임을 알리고 메뉴 확인까지 끝마친 뒤 제 자리까지 왔다"고 말했다.
이어 "손님이 표정이 안좋길래 계속 창가에서 떠나지 못하고 있었고, 주문 과정에 실수가 있을까봐 손님께 다시 확인한 순간 제 얼굴로 머핀이 든 봉투를 던지고 가셨다"며 "봉투를 맞자마자 고개가 획 돌아갔고 너무 황당하고 화가 나서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제가 울면서 아무말도 못하자 뒷차주분(블랙박스 영상 올리신분)이 앞차가 얼굴에 던지고 갔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A씨는 마지막으로 "제가 당한 일이라고 말하고 싶어서가 아니다"라며 "제가 겪은 일은 주위에서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이런 경험담이 없어지기 위해 조금만 더 이런일이 줄어들 수 있도록 주위에 저와 같은 친구들을 배려해주세요. 저도 더 열심히 저의 맡은 바 업무를 수행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 증거로 저는 이 일로 알바를 그만둘생각은 없습니다. 또 이런일이 생길까 조금 두려움도 생기지만 저는 모든 서비스직 종사자들이 이겨내듯이 이겨내겠습니다"라고 익명으로 글을 올리는 이유에 대해 밝혔다.
앞서 지난 11일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울산의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직접 촬영한 블랙박스 영상을 올렸다. 해당 영상에는 드라이브스루 매장에서 주문을 한 흰색 차량의 운전자가 음식을 건네받은 뒤 종업원과 10여초 간 대화를 나누다 음식을 종업원에게 던지는 모습이 확인됐다.
이에 맥도날드 본사 측은 "해당 매장 직원은 정상적으로 주문을 접수한 것인데 고객에게 욕설과 폭행을 당했다"며 "직원 보호 및 피해 구제를 위해 14일 경찰에 고발 조치를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울산 경찰서 측은 피고발인인 손님이 김모(49)씨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김씨를 다음 주 초 소환해 사건 경위 등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다.
<울산 맥도날드 직원 당사자 심경글>
안녕하세요 맥도날드 직원 본인입니다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시고있는데 제가 가만히 손놓고 있을수만은없어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 상황설명에앞서 분하지만 혼자 참고 넘기려고 했던 상황에 블랙박스영상을 올려 제가 당했던 일을 세상에 알려주신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가족의 일인것처럼 같이 화내고 걱정해주신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저는 당일(11월 11일) 오전 10시부터 드라이브스루에서 제품을 챙겨서 고객님에게 제공하는 포지션을 맡고있었습니다 주문을 받는직원은 따로있었구요 그 손님과의 대화내용은 제가 기억하는대로 다 적어보자면 (OT는 주문받는직원입니다)
손님 : 콜라 얼음뺀거랑 불고기버거 네개요
OT : 고객님 10시반까지는 맥모닝시간이라서 버거주문은 어려우시구요 앞에 메뉴판보시고 머핀중에서 골라주셔야해요
손님 : 에그머핀 네게요
OT : 단품으로 네개 맞으세요?
손님 : 네
OT : 모니터확인하시고 앞쪽으로 이동해주세요
제가 주문 받는 친구에게 다시 한번 물어봤었습니다 근데 확실히 네라고 하고 모니터까지 확인하고 앞으로 오신거맞습니다 드라이브스루 포지션들은 헤드셋을 착용해야해서 저도 대화내용을 다 들었습니다 그러고나서 제품받는곳까지 오시고 저는 음료부터 받아주세요 하고 콜라부터 챙겨드렸습니다 그러고 에그머핀 네개를 봉투에 넣어 건네드렸구요 지금내용부터가 블랙박스에 찍힌 장면입니다
손님 : (휴대폰으로 날아온 결제내역을 보여주면서) 세트 4개 주문 한거 아니에요?
올라온영상에서는 모자이크처리가되어 잘 안보이겠지만 손님말씀하시는걸 자세히 들으려고 오른손으로 헤드셋을 귀뒤로 넘겨 잡고있고 한손은 조금이라도 더 가까에서 손님과 대화하려고 높은난간에 팔을 대고있는 자세입니다
저 : 고객님 콜라 얼음뺀거하나랑 에그머핀 네개주문하셨어요
손님이 표정이안좋고 혼잣말로 욕을 하시길래 뒤에주문이 밀려있음에도 혹시나 요구사항이 있을까봐 창가에서 못떠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주문한과정에서 실수가 있었을수있으니까 다시 되물었습니다
저 : 모니터 확인하고 앞쪽으로 오신거 맞으세요? 하자마자
손님 : 안먹어 씨x
하고 제 얼굴로 머핀이 든 봉투를 던지고갔습니다
봉투를 맞자마자 고개가 획 돌아갔고 너무 황당하고 화가나서 아무생각도 들지않았습니다 그래도 억누르며 점장님을 불렀고 제가 울면서 아무말도 못하자 뒷차주분(블랙박스 영상 올리신분)이 앞차가 얼굴에 던지고 갔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점장님은 상황을 나중에 들을테니 일단 매니저룸에서 마음을 추스리고 있으라고 하셨습니다 그날 경찰서에 바로 갈생각으로 CCTV를 모두 돌려봤지만 제가 찍히는 각도가 아니였고 차량번호를 찍을수있는 CCTV는 너무 오래돼 화질이 많이 좋지않아 볼수가없었습니다 그래서 너무 화가나는 일임에도 제가 할수있는게 아무것도없어서 이런사람이있었다 하고 넘어가려고했습니다
그리고 어제(11월 13일) 부점장님께 연락을받고 영상과함께 올라온 글을 접하게됐습니다 원래는 진단서도 떼고 원본을 제가 받아서 직접 고소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맥도날드 본사에서는 저를 도울수있는 모든일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혼자서는 부담스러우니 고소를 같이진행해도 되겠냐고 했고 현재는 이 일을 법무팀에서 담당하고있습니다
익명으로 글을쓰는 이유는 저는 이런일이 있었다는걸 알리고싶은거지 제가 이런일을 당했다는걸 알리고싶은게 아니기때문입니다 그리고 저에게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한가지 말하고 싶은게 있습니다. 사실 제가 겪은일은 주위에서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크든 작든 서비스업에 종사하신분들은 주위에서 듣거나 경험하셨을겁니다 이런 경험담이 없어지기 위해 조금만 더 이런일이 줄어들 수 있도록 주위에 저와 같은 친구들을 배려해주세요 저도 더 열심히 저의 맡은 바 업무를 수행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 증거로 저는 이 일로 알바를 그만둘생각은 없습니다! 또 이런일이 생길까 조금 두려움도 생기지만 저는 모든 서비스직 종사자들이 이겨내듯이 이겨내겠습니다
걱정해주시는 분들께 다시한번 감사드리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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