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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닥터]만병의 근원 '비만'의 수술적 치료

이규복 기자

기사입력 2018-09-10 10:16




이한홍 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교수.

40대 남성 김모씨. 키 175cm에 몸무게 120kg으로 체질량지수(BMI)가 39인 '고도비만' 환자다. 게다가 가족력인 고혈압과 당뇨병까지 생겨 약을 복용하고 있다. 식이조절과 운동으로 살을 빼 보았지만, 허기진 기분에 폭식하며 공든 탑이 무너지듯 살이 더 찌기 일쑤였다. 김씨는 오는 11월부터 '고도비만수술' 치료가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게 된다는 소식에 수술을 고민 중이다.

비만은 만병의 근원이고, 고도비만은 병이다. 하지만 아직도 비만수술을 더 예뻐지기 위한 지방흡입술 같은 미용수술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일정 수준을 넘어선 고도비만은 단순히 먹는 것을 줄이고 운동하는 것만으로는 치료할 수 없다.

전세계적 학계에서도 고도비만 치료법 중 수술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비수술적 치료는 장기적으로 효과가 없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는 내과학회에서도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고도비만은 뚱뚱한 모습이 문제가 아니라 동반 질환으로 인해 생명까지 위험하다는 점이다. 고도비만수술은 체중 감량뿐 아닌 고혈압과 당뇨 등 관련된 대사성 질환의 치료를 돕는 수술이기 때문에 최근에는 '비만대사수술'이라고 부른다.

당뇨병은 심할 경우 당뇨발, 당뇨병성망막증 등 무서운 합병증을 유발한다. 그래서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비만대사수술이 최근 신의료기술로 인정되기도 했다.

현재 비만대사 수술은 체질량지수 40kg/㎡이상이거나 혹은 35kg/㎡이상이면서 당뇨와 고혈압 같은 대사질환을 지니고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시행한다. 동양인의 경우 서양인보다 비만에 따른 당뇨병 등 합병증이 비교적 적은 체질량지수에서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체질량지수 기준을 서양의 경우보다 5정도 낮게 잡아야 한다는 기준이 제시됐다.

체질량지수가 35~37보다 높거나, 30~32보다 높으면서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의 질환을 2가지 이상 앓고 있다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 건강보험의 기준은 발표되지 않은 상태이다.

비만대사수술은 크게 '위 소매 절제술'과 '루와이 위 우회술' 2가지로 나뉜다. 모두 위 크기를 줄이는 것이 기본 개념이다. 대부분의 수술은 전신마취상태에서 복강경으로 진행하며, 수술 후 회복이 빠르고 조기에 퇴원할 수 있다.


위 소매 절제술은 위 일부분을 절제해 크기를 100㏄ 정도 남겨 음식의 섭취를 제한하는 수술이며, 루와이 위 우회술은 위를 30㏄만 남긴 뒤 음식이 소화되는 경로를 우회시켜 음식 섭취뿐만 아니라 소장에서의 영양분 흡수도 제한하는 방법이다.

'위 밴드 수술'은 위 입구를 밴드로 조여 포만감을 유도하는 수술이다. 위 소매 절제술과 루와이 위 우회술에 비해 수술이 간단하지만 다른 수술에 비해 효과가 떨어져 최근에는 거의 시행하지 않는다.

비만대사수술은 일반적인 외과 수술인 담낭제거 수술이나 맹장 수술과 같은 안전한 수술로 여겨지고 있어 전신마취가 가능한 환자라면 수술이 가능하다.

수술 후 식습관 교육을 병행하기 때문에 보통 입원기간인 3~4일이 지나면 체중이 감량되기 시작하며, 초과한 체중의 50% 이상이 수술 후 첫 6개월에 빠진다. 식습관의 교정과 유산소 운동을 적절히 유지하면 수술 후 1년 정도면 대부분 목표한 체중에 도달할 수 있다.

수술 전후 주의사항이 있는데, 비만을 일으키는 다른 원인 질병인 갑상선 저하증, 쿠싱 증후군 등의 내분비 질환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 고도비만 환자의 경우 우울증을 경험한 경우가 많으므로 수술 전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이 필요하다.

우울증이나 섭식장애를 앓는 경우 수술 결과가 좋지 않기 때문에 수술 후 정기적인 정신과적 치료가 병행돼야 한다. 알코올이나 약물을 습관적으로 복용하는 사람도 이에 대한 우선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오는 11월부터는 건강을 위한 비만 수술에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의 경제적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한홍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비만클리닉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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