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경마전설 이규승의 마장산책

신보순 기자

기사입력 2018-03-29 18:15


마사회의 장외발매소가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다. 외면 받는 정도를 넘어 쫓겨나기까지 하는 실정이다.

용산 장외발매소가 폐쇄됐고 대전 장외발매소도 다른 지역으로 옮겨야 할 판이다.

장외발매소가 들어서면 상권이 살아날 것으로 기대한 지역 주민들이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가 하면, 유치시위를 벌이기도 했던 과거는 전설 속으로 사라졌다.

지역민심이 이처럼 변해버린 것은 장외발매소의 대형화가 부른 게 아닌가 싶다.

장외발매소의 대형화는 일본에서 시작됐다. 일본은 10층과 8층 짜리 건물 2개동을 연결, 12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초대형 고라쿠엔 장외발매소를 비롯, 전국 곳곳에 대형장외발매소를 설치 운영해왔다.

우리나라도 도심에 대형 장외발매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장외발매소들이 몰락하고 있고 우리나라의 장외발매소들은 지역 주민들의 불만과 여론의 비난, 따가운 사회적 시선에 밀려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와 일본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들은 장외발매소의 소형화를 택하고 있다. 옛날 시골 버스 대합실 정도의 크기에 의자도 없다. 'TAB'라는 간판이 걸린 장외발매소가 우리나라 담배가게 만큼이나 많지만 의자가 있는 곳은 없다. 남는 시간이 있을 경우 한두 경주 내지 두세 경주 베팅을 즐기다 가라는 의미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이제 장외발매소 정책을 과감히 수술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장외발매소의 대형화는 과거 경마산업이 적자나던 시절 매출증대를 위해 도심에 설치하면서 시작됐으나 이제 시대가 바뀌었다. 현시대에 맞는, 한국적 현실에 맞는 장외발매소를 연구 개발해야 한다고 본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장외발매소가 국민과 말이 가까워지는 전초기지가 됐으면 좋겠다.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는 곳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도심의 장외발매소는 매각하고 일부는 남겨 경마 및 말산업 홍보관으로 전환하는게 좋을 것 같다.

국민들의 말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말에 대한 홍보관이 필요하다고 본다. 말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주는 자연학습장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말 한 마리가 태어나서 숨지기까지의 일생에 대한 영화도 보여주고 말의 일상, 말에 얽힌 이야기, 말의 역사 등 흥미진진한 내용들로 채워 학생들은 물론 일반인들까지 다녀가도록 하는 것이다.

또 장외발매소는 교외로 옮겨 공원형으로 꾸미는 게 좋다는 생각이다.

얼룩말과 포니 등 여러 종류의 흥미로운 말들을 전시, 먹이도 먹여주고 타보기도 하는 등 말과 어울려 즐길 수 있는 나들이장소로 조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말들이 시원스레 질주하는 경주 장면도 중계, 이를 관전하고 베팅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공원형 장외발매소는 이미 정부의 승인이 나 있는 상태여서 어떤 모델로 할 것인지에 대한 충분한 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본다. <전 스포츠조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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