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권업계에 '비대면 계좌 개설시 주식거래 수수료 면제' 경쟁이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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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관계자는 "특히 모델인 한혜진·이시언이 출연하는 예능프로그램 '나혼자 산다'가 인기를 끌면서, 이벤트의 주요 타깃인 20대 외에도 3040세대의 캠페인 참여가 70%에 달해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수수료 평생 무료'의 포문을 연 NH투자증권의 모바일증권 '나무(NAMUH)'는 지난해 8~10월 스마트폰으로 계좌를 개설한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주식거래 수수료를 평생 받지 않는 행사를 진행하면서 괄목할 만한 매출 증대 효과를 봤다. 두 달간 계좌 수는 기존 대비 약 15배 늘어나 무려 6만1079계좌가 신규 개설됐고, 자금은 10배 늘어난 7650억원이 들어왔다. NH투자증권은 올해 2월말까지였던 10년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이달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또한 지난해 실시했던 '평생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다시 한 번 진행할지 여부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비대면 계좌를 개설하면 오는 2025년까지 수수료 무료 이벤트 기간을 2월말에서 4월말로 연장했다. 이벤트 기간 내에 스마트폰에서 다이렉트 비대면 계좌를 개설한 최초 신규고객 또는 휴면고객에게 2025년 말까지 국내주식 온라인 거래 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한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이번 이벤트를 통해 신규계좌 개설은 물론 매매 고객도 늘었다"면서 "거래 편의성 및 브랜드 신뢰도 등의 영향도 큰 것으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증권의 5년 수수료 무료 이벤트도 3월말로 1달 더 연장됐다. 앞서 KTB투자증권, 케이프투자증권 등도 평생 수수료 무료 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이러한 '수수료 면제 이벤트'에 대해 일각에서는 '비대면 계좌 개설시 수수료 면제' 경쟁이 증권사들의 수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지만, 최근 증권사들의 수익체계가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는 진단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순영업수익에서 브로커리지(주식중개수수료) 비중은 온라인 고객 확대와 수수료 인하 경쟁으로 지난 2002년 75%에서 지난해 30%대로 감소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브로커리지 수익을 포기하더라도 고객을 많이 확보해 기타 금융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수익성 면에서 낫다는 판단이 이러한 이벤트·캠페인으로 이어지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대형 증권사들이 투자은행(IB) 사업 역량·자산관리(WM) 강화 등을 통해 수익 다각화를 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본력을 바탕으로 '미래 고객'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특히 증권가에서는'장기적으로 충성도 높은 고객'이 될 수 있는 젊은층 확보에 '수수료 무료 캠페인'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2016년 비대면계좌 개설이 가능해지면서 투자에 큰 관심이 없던 고객들의 참여가 늘어난 데다, 지난해 증시 호황으로 본격적인 투자에 나선 젊은 고객들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면서, "이 고객들이 장기적인 자산관리를 함께하는 것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으면서, 금융기관들의 다양한 마케팅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수수료 면제' 움직임과 관련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부족한 중소 증권사들의 불만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관리 강화 등을 통해 '체질 개선'을 시도하는 대형 증권사에 비해, 중소 증권사들은 브로커리지 수익 감소로 인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