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글로벌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한판 자존심 대결을 벌인다.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는 4개 시리즈, 16개 제품을 새로 선보였다. 특히 삼성전자는 최근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75인치 이상 초대형 제품 라인업을 대폭 강화하면서 프리미엄 라인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삼성전자는 올해 75인치 이상 TV 시장이 200만대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TV 시장에서 48인치 이상 대형 제품 비중이 40%를 넘어섰다. 올해는 55인치 이상 제품 비중이 25.6%를 기록하며, 4대 중 1대가 초대형 TV가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는 AI 기반 음성인식 플랫폼 '빅스비'와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통합 앱 '스마트싱스 앱'을 적용해 스마트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음성 명령으로 원하는 영상을 찾고, 다른 기기와 콘텐츠 공유도 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오는 18일 미국 시장을 시작으로 이들 신제품을 전세계 각국에 순차 출시하겠다"며 "글로벌 1위 TV업체로서 이제 다른 업체와의 경쟁에서 벗어나 TV 산업의 좌표를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맞서 LG전자는 지난 5일 국내에서 독자 AI 플랫폼인 '딥씽큐(DeepThinQ)'를 탑재한 2018년형 올레드(OLED) TV 신제품을 내놨다. LG전자는 올레드 TV 총 10개 모델을 새로 출시한다. 이들 제품은 백라이트 없이 픽셀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끄고 켤 수 있어 자연 그대로의 색과 완벽한 블랙을 표현하는 가운데, 슬림한 디자인과 TV 화면 테두리를 거의 느낄 수 없는 '시네마 스크린' 디자인을 통해 몰입감을 극대화한다는 평을 받았다.
LG전자 역시 초대형 프리미엄 TV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특별히 공을 들였다. 주력 제품도 55인치보다 65인치 이상에 보다 힘을 실을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해 새로 선보인 올레드 TV 10개 모델 가운데 65인치 이상 대형 모델을 7개나 선보였다. 또 올레드 TV 시장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가격을 지난해보다 20% 가량 낮췄다. 성능은 향상했지만, 가격은 낮춰 소비자 진입 문턱을 낮췄다는 설명이다. 특히 초대형인 77인치 제품을 1000만원대 가격에 출시하면서 경쟁업체들과의 치열한 가격 경쟁을 예고했다.
최근 글로벌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한 LG전자는 국내 행사에 앞서 지난달 20일 독일 쾰른을 시작으로 해외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다. 베를린, 뮌헨, 프랑크푸르트 등에서 2018년 올레드TV 신제품을 소개하는 'LG 로드쇼'를 개최한데 이어, 이달 중순부터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스페인 마드리드 등에서 '올레드 테크 세미나'도 개최할 예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프리미엄TV는 올레드'라는 인식이 굳어지고 있다"면서 "올레드 TV의 대중화와 대형화를 통해 이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제품 시장은 수익성 측면에서도 중요하지만, 전체 TV 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를 좌우하기 때문에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며 "'대형화'와 '인공지능'을 키워드로 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승부수가 올 한해 어떻게 마무리 되냐에 따라 향후 글로벌 TV 시장에서 양사의 위치는 큰 변화를 겪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