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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듯한 봄이 오면? '말 교배 시즌' 도래

신보순 기자

기사입력 2018-03-01 16:27


렛츠런팜 제주에서 오는 6월30일까지 말 교배가 이뤄진다.

봄은 각종 꽃이나 식물뿐 아니라 말에게도 중요한 계절이다. 계절 번식 동물인 말은 일조시간에 맞춰 발정기에 접어드는데, 일조시간이 15시간이 넘어야 암말이 발정한다. 즉, 말에게 봄은 생명을 잉태할 수 있는 계절인 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3월부터 6월까지를 말 교배에 가장 적당한 시기로 손꼽는다. 이 시기가 되면 암말은 호르몬이 증가하면서 3주에 한 번씩 발정하는데, 말에 따라 발정 상태와 발정 기간에는 차이가 난다.

수말은 시기에 상관없이 교배가 가능하기는 하지만, 암말이 발정기에 돌입하는 봄에 정자의 농도가 더 높아진다. 일반적으로 수컷 1두 기준의 암컷 교미 두수는 3세 수말의 경우 20두, 4세 수말의 경우 40~60두, 5세 이상이면 100두 이하로 알려져 있다.

올해 렛츠런팜 제주에서는 지난달 21일(수)부터 시작돼 6월 30일(토)까지 교배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를 위해 말 관리사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씨수마'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잠자리부터 먹거리까지 신경을 썼다.

일단 마사에는 넓고, 푹신푹신한 보릿짚을 깔고, 6년근 홍삼 가루, 마늘 가루, 비타민, 철분제 등 영양 가득한 음식을 먹인다. 보름에 한 번씩 체중을 체크해 컨디션을 관리하고 정자 확인을 통해 건강도 점검한다.

교배하는 당일에는 하루에 1시간씩 워킹머신을 뛰어야 한다. 씨수말 한 마리당 평균 90두의 암말을 상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이에 맞춰서 횟수를 조절하며 이틀 연속 교배했을 경우 3일째 오전에는 쉬는 식으로 컨디션을 조절한다. 이렇게 관리하는 데 투자하는 비용이 씨수말 한 마리당 한 달에 150만원 정도다.

교배를 진행하는 과정도 쉽지 않다. 씨수말은 성욕이 강하다 보니 성격이 약간 포악하고 소유욕이 강한데, 무는 형태로 소유욕을 드러낸다. 또, 첫 교배를 하는 암말의 경우도 예민한 만큼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교배를 지원하는 직원들 역시 전문적인 기술을 갖춰야 한다.

만 19세이상의 성인라면, 교배가 이뤄지는 오전 9시와 오후 2시 한국마사회 렛츠런팜 제주 교배소의 교배관람대에서 무료로 교배장면을 관람할 수 있다. 아름다운 목장 풍경은 덤이다.

한편, 한국마사회에서는 국내 말 산업의 발전을 위해 민간 농가에 무상으로 교배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씨수말의 자원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추첨을 통해 공정하게 배분한다. 이렇게 1년 동안 렛츠런팜 제주에서 이뤄지는 교배는 평균 1700~2000회 정도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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