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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숱 적다고 입사 불가? 심리적 타격 큰 '2030 탈모'

이규복 기자

기사입력 2018-02-28 14:17




임이석 임이석테마피부과 원장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한때 '대머리는 정력이 좋다'는 말이 돌며 탈모인들의 어깨가 으쓱해졌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머지않아 이 주장의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탈모인의 실망감만 커졌다. '대머리=섹시남'이라는 공식도 일부 할리우드 스타에게만 적용될 뿐 동양인에선 성립되지 않았다.

과거엔 중장년층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탈모의 발생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면서 자존감 및 삶의 질 저하를 호소하는 젊은층이 늘고 있다. 젊은층의 탈모는 개인적인 문제를 떠나 취업이나 연애 등 삶 자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최근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2~2016년 탈모증으로 치료받은 환자 130만명 중 40%가 20~30대였고, 10대 이하도 전체의 10%가량을 차지했다.

여성 탈모 환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2016년 국내에서 탈모로 병원을 찾은 약 19만4000명 중 약 10만명이 여성이었다. 특히 직장생활을 활발히 하는 시기의 20~30대 여성이 가장 많았다.

경제양극화, 취업난, 경쟁사회 심화 등으로 발생한 스트레스는 젊은층과 여성 탈모의 주요인이다. 스트레스가 급격히 쌓이면 모낭조직의 신호전달체계가 무너져 모낭 세포의 움직임이 둔화되고, 이로 인해 모발의 성장이 멈춰 탈모가 생긴다.

외모를 중시하는 20~30대에 탈모가 오면 충격과 자존감 하락 등 후유증이 더 크다. 탈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에선 '너무 힘들다'는 글을 쉽게 볼 수 있다. 탈모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장벽도 문제다. 취업포털 게시판엔 '대머리라서 입사가 어렵다는 연락을 받았다', '면접에서 대놓고 면박을 당했다'는 글이 종종 올라온다.

연애나 결혼도 쉽지 않다. 한국리서치가 발표한 '대한민국 20~30대 여성의 탈모 남성에 관한 태도 조사 보고서'에서도 응답자 중 61%가 '교제 중인 이성에게 탈모가 있다면 결혼이 꺼려질 것'이라고 답했다.

임이석 임이석테마피부과 원장은 "탈모 환자는 취업, 승진, 연애, 대인관계에서 자신감을 상실하고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된다"며 "한창 꾸밀 나이에 탈모가 오면 자유로운 헤어스타일링이 불가능하고 외모콤플렉스로 악화될 수 있어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모발이 하루에 80~100개 이상으로 많이 빠지거나 모발 굵기가 점점 가늘어지면 피부과 전문의의 진단 및 치료가 필요하다. 탈모는 모낭주위주사, 자기장치료, 두피 스케일링, 조혈모세포(PRP) 등으로 치료할 수 있다.

모낭주위주사는 두피의 혈액순환 촉진과 머리카락 성장에 도움되는 영양물질을 탈모 부위에 주사해 머리카락 성장을 촉진하고 퇴행을 늦춘다. 주로 초·중기 탈모에 적용된다.

자기장 치료는 두피 주위에 전자기장을 만들어 모낭세포를 활성화시켜 세포분열을 촉진하고, 모낭 주위의 혈류를 늘려 머리카락 성장을 돕는다.

두피 스케일링은 죽은 각질, 피지덩어리, 먼지 등 노폐물을 제거해 두피를 청결하게 하고 항염증약물로 염증을 개선한다.

조혈모세포치료는 자가 혈소판을 추출해 탈모 부위에 이식하는 치료법이다. 모근과 모발 재생을 촉진하고 자신의 혈액 성분을 사용하므로 부작용이 적다. 두피가 휑하게 보일 정도로 탈모가 심하거나 헤어라인 부위에서 탈모가 진행되면 자가모발이식술이 권장된다.

임이석 원장은 "탈모를 방치하면 점점 더 많은 양의 모발이 빠질 수 있어 초기에 적극 치료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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