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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은행 주택담보대출 오히려 15조↑…고강도 부동산 대책 '무색'

김소형 기자

기사입력 2018-01-03 13:21


지난해 정부의 잇단 고강도 부동산 규제 방안에도,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년 새 오히려 15조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등 5개 주요 시중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총 잔액은 377조7972억원으로, 2016년 12월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인 362조7093억원보다 15조879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016년 한 해 동안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31조9349억원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주춤하기는 했지만, 대출 규모는 여전히 증가세다.

정부가 8·2 부동산 대책으로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을 옥죈 직후인 8월과 9월에도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각각 2조4654억원, 2조5887억원 늘었다. 이후 10·24 가계부채 종합대책과 12·13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까지 발표됐지만, 주택담보대출액은 매달 약 2조원씩 불어났다.

한편 지난해 개인신용대출도 7조원 이상 늘어나는 모습도 보였다. 5대 시중은행의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97조36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조2186억원 증가했다. 특히 부동산 대출 조이기가 시작된 8월부터 12월까지 5개월간 개인신용대출 잔액이 4조8397억원이 늘었다. 이는 8·2 부동산 대출로 주택담보대출이 갑자기 막히면서 잔금을 마련할 방법을 찾던 주택 구매자들이 정부의 LTV 규제 강화 영향을 받지 않는 신용대출을 택한 탓에 발생한 풍선효과로 해석된다.

이처럼 주택담보대출과 개인신용대출이 계속 늘어나면서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528조3079억원까지 치솟았다.

관련업계에서는 올해 시행 예정인 신(新) DTI와 DSR(총체적상환능력심사제) 제도가 도입되면 가계대출 총액 증가세가 주춤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은 물론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까지 한층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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