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가 부실한 에어백 리콜과 배출가스 허위인증 논란에 휩싸이면서 '한국소비자 호갱 취급'이라는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이에따라 일각에서는 "벤츠코리아가 국내에서 차 팔기에만 급급하고 소비자 안전은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벤츠코리아는 한국에서 올해 1~10월 5만8606대를 팔아 이미 지난해 국내 판매량(5만6343대)를 넘어섰다. 이런 추세라면 연말까지 사상 첫 6만대 판매를 넘어 7만대까지 팔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16일 수입차업계·관계부처에 따르면 환경부는 지난 9일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BMW코리아, 포르쉐코리아에 대해 '대기환경보전법'상 인증규정 위반을 적발, 인증취소와 과징금 처분 등의 행정처분을 사전통지했다. 벤츠코리아 등 수입차업체 3개사는 배출가스 시험성적서를 위·변조하거나 허위 인증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벤츠코리아는 2011년부터 2016년까지 국내에 수입해 판매한 21개 차종의 배출가스 또는 소음 관련부품을 인증 받은 것과 다른 부품으로 제작해 8246대를 수입해 팔았다.
환경부는 C63 AMG 등 19개 차종의 경우 점화코일, 변속기, 냉각수온센서 등의 배출가스 관련부품을 인증받은 것과 다른 것으로 적용했으며, ML350 블루텍(BLUETEC) 등 2개 차종은 인증받은 것과 다른 소음기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환경부는 의견청취 절차를 거쳐 벤츠코리아에 7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인증서류 위조 및 변경인증 미이행은 차량의 결함과 직결되는 문제는 아니지만 이미 판매되어 운행 중인 차들에 대해 매년 부품결함 여부를 확인해 나갈 예정이며 문제가 확인된 차종에 한해 리콜명령이 추가적으로 내려지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인증취소 및 과징금 등의 행정처분은 수입사에 내려지는 것으로 기존 차량 소유자는 차량을 운행하거나 매매하는데 아무런 제약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환경부의 발표에 대해 벤츠코리아는 고의적으로 인증 시험 성적서를 위·변조한 사실은 없었으며 이에따른 환경부의 인증 취소도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벤츠코리아는 변경인증 미이행과 부품인증 관련 사항은 내·외부적인 절차상 문제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총 20만대의 차량 중 인증이 나오기 이전에 일부 수입 통관이 이뤄진 사례와 함께 변경인증 또는 변경보고가 누락된 채 일부 수입 통관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수입 프로세스와 인증 프로세스 간의 조율이 원활하지 못한 결과로 발생한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 인증 완료 전 수입 통관이 먼저 이뤄진 경우가 있었지만 판매 시점에는 모두 인증을 완료해 영업을 진행했다"면서 "고의적으로 배출가스 관련부품의 변경 사실을 은폐한 것은 아니며 당국의 조사에 적극 협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내부적으로 인증과 관련한 절차 등을 개선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해명에도 소비자들은 차량 가격 하락 등이 우려된다는 반응이다. 이번 허위인증에 포함된 차종을 소유중인 소비자는 "차량의 가치하락은 불 보듯 뻔하다"며 "이로 인한 손해를 벤츠코리아측이 반드시 보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문제있는' 에어백 리콜…한국에선 지지부진
뿐만 아니라 벤츠는 지난 1년간 다카타 에어백 탑재 차량에 대한 당국의 리콜이행 권고도 무시하는 등 '배짱 영업'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일본 다카타 업체의 에어백은 차량충돌시 과도한 폭발압력으로 내부부품의 금속파편이 튀어 탑승자를 위험에 빠뜨리는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한 사망자 숫자만 19명에 달하며, 부상자 수도 200여명에 이른다. 2013년부터 전세계적으로 약 1억대의 리콜이 이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도 벤츠가 국내에서 판매한 1만8700여대에 대해 리콜을 실시하라고 업체에 권고했다. 대상 차종은 벤츠 C클래스 1만3811대, GLK 2476대, SLK 151대 등 2007~2012년 생산된 차량이다.
그러나 벤츠코리아는 1년 넘게 리콜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9월 다카타 에어백 결함과 관련해 SLK, M클래스(2007~2009년식) 284대를 리콜 조치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조치가 이뤄진 차량은 11월6일 기준 137대에 불과했다. 리콜 시정률이 48.2%로 당초 약속한 목표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반면 벤츠가 중국에선 다카타 에어백 장착 차량 35만1218대에 대한 리콜을 시작하면서 또다시 논란이 불거졌다. 리콜 대상 차종도 2006~2012년 생산된 SLK, A클래스 등으로 국내에 팔리는 차종과 같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세계에서 5번째로 벤츠가 많이 팔리는 곳'이라며 한국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벤츠측의 행태가 무색한 상황이다.
소비자들도 "벤츠가 한국에서 판매에만 신경쓰고 소비자 안전 문제는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며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한 소유주는 "리콜을 하지 않아도 한국내 판매량이 급증함에 따라 리콜 필요성을 못 느끼는 듯하다"면서 "중국에서는 눈치껏 리콜을 시행하고 한국 소비자는 호갱 취급하는 것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대해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전세계에서 해당 에어백이 장착된 벤츠차량 가운데 관련된 사고의 발생 건수는 0건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벤츠 본사에서도 문제가 된 차종에 대해 자체 조사를 한 뒤 결함 가능성이 발견되면 즉시 리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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