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쌀값 폭락 방지 대책이 '조기 가동'되면서, 15년 만에 처음으로 수확기 산지 쌀값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25일 기준 산지 쌀값은 쌀 한 가마(80㎏) 기준 15만1164원으로, 이달 15일 기준 가격 15만984원보다 180원 올랐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2016년 10월 25일 기준 12만9628원)보다는 16.6% 증가한 것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본격적인 수확기가 시작되는 10월 들어 산지 쌀값이 오른 것은 2002년 이후 15년 만이다.
그해 생산된 햅쌀은 보통 매년 10월부터 수확돼 시장에 풀리기 시작하는데, 갑자기 많은 물량이 공급되고 미처 다 소진되지 못한 전년도 생산 쌀(구곡) 물량과 맞물려 10월만 되면 쌀값이 내려가기 일쑤였다. 풍년일수록 쌀값 걱정을 해야 하는 '풍년의 역설'이다.
지난해는 10월 가격이 약 20년 전 가격 수준인 12만원대로 폭락하며 농가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13만원 선마저 무너진 바 있다. 이 때문에 상승 폭 자체가 큰 편은 아니지만, 농가는 가격 상승세를 반기고 있다.
농식품부는 올해 수확기 쌀값 대책이 예년보다 일찍 발표됐고, 초과생산량보다 더 많은 양을 정부가 매입하기로 한 방침 등이 쌀값 회복을 유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올해는 전년 구곡 물량이 예년보다 빨리 소진된 것도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아직 벼 수확이 진행 중인 만큼 가격 상승세가 얼마나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벼 수확이 마무리되는 내달 초까지 가격 추이를 주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