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갯벌 천국이다, 조수간만의 차가 큰 서해안과 남해안에 드넓은 갯벌이 펼쳐져 있다. 그 규모도 매머드급으로 세계 5대 갯벌에 꼽힐 정도다. 그중 전라남도 신안군이 대표적인 고장으로, 무려 1004개의 섬으로 이뤄진 이색 지대에는 청정갯벌과 더불어 풍광이 빼어난 명사십리 고운모랫길까지 함께 품고 있다. 그 중 신안 해저 유물선 발굴지로 '보물섬'이라는 별칭까지 얻고 있는 '증도'는 느릿함의 미학을 체득할 수 있는 명소로 꼽힌다. 증도의 랜드 마크격인 태평염전에서는 하얀 보석, '천일염'이 생산되는 과정을 통해 갯벌과 소금의 신비를 한꺼번에 체험할 수 있는가 하면, 대파질(, 수차 돌리기, 함초 관찰하기 등의 염전체험 프로그램도 경험할 수 있다. 여름 휴가시즌, 한 번의 발품으로 호젓한 섬기행과 알찬 생태기행을 즐길 수 있는 신안 증도의 매력을 찾아 떠난다.
김형우 문화관광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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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간만의 차가 큰 서해안과 남해안에는 넓은 갯벌이 잘 발달되어 있다. 한강, 임진강, 예성강의 하구인 경기만을 비롯해 시흥-화성 남양만, 서산-태안-보령 천수만, 그리고 서천, 부안, 고창, 영광, 무안, 신안, 순천만 등 갯벌은 한반도의 서남해안 지역에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다.
갯벌은 조류나 강물에 의해 진흙이 쌓인 해안 습지이다. 갯벌은 크고 작은 만, 석호, 강어귀 등 조류의 흐름이 무딘 곳에 형성되어 있는데, 미네랄이 풍부한 뻘밭에서는 다양한 해양생물들이 깃들어 살고 있다. 갯벌은 환경 정화 능력과 더불어 해안 침식을 막는 등 유익한 기능을 한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해수면 상승, 난개발, 준설, 오염 등 여러 위협적인 상황에 노출되어 있어 그 보존이 절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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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다도해의 중심, 전남 신안군은 무려 1004개의 섬으로 이뤄진 이색 지대다. 세계 5대 갯벌을 품고 있는 데다 풍광이 빼어난 유·무인도에는 그야말로 명사십리 고운 모랫길을 갖춘 해수욕장도 즐비하다. 그 중 신안 해저 유물선 발굴지로 유명한 '증도'는 이 지역 최고의 관광 명소로 손꼽힌다. 증도의 랜드 마크격인 태평염전에서는 한여름 햇살에 하얀 '천일염'이 영글어 가고, 부드러운 갯벌에는 아이들의 생태체험이 한창이다. 특히 바닷가 솔 숲길에 간조마다 드러나는 노두길 등 증도의 '모실길'을 걷노라면 느릿함의 미학을 절로 맛볼 수 있다.
증도는 몇 해 전 육지와의 연도교가 놓여 더 이상 섬에 머무르지 않아 접근성 또한 뛰어나다.
증도 우전해수욕장 북쪽의 넓은 뻘밭에는 갯벌생태 탐방로인 '짱뚱어다리'가 놓여 있다. 증도면 소재지와 우전해수욕장을 잇는 증도 최고의 명물이다. 국내 최초로 갯벌 위에 세운 탐사와 보행 겸용 다리로 더 유명하다. 길이 470m, 철재와 목재를 섞어 만든 짱뚱어교는 들물 때에는 바다위에 놓인 다리가 되어 바다 위를 걷는 기분이 들고, 물이 빠지면 짱뚱어, 칠게, 농게, 맛조개 등의 생태를 관찰할 수 있는 생태체험의 명소가 된다. 짱뚱어다리에서 바라보는 해넘이 광경 또한 압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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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섬 증도
전남 신안군에서 '보물섬'으로 불리는 증도는 화도, 병풍도, 기점도 등 6개의 유인도와 108개의 무인도를 거느린 다도해의 중심 섬 역할을 하는 곳이다. 특히 세계 5대 갯벌의 하나를 품고 있는 신안군에서도 증도는 유독 양질의 갯벌이 많은 곳이다. 때문에 이곳 바닷물은 미네랄 함량도 우수해 여기서 난 천일염 또한 명품 대접을 받는다.
이곳에는 전국 최대 규모의 태평염전이 자리하고 있다. 신안군 증도면 증동리 소재 태평염전은 문화재청이 지정한 근대문화유산(등록문화재 제360호)이다. 여의도 면적의 두 배 크기(140만 평, 463만㎡)의 염전에서는 연간 1만6000톤의 천일염이 생산된다. 태평염전은 1953년 한국전쟁 후 정부의 피난민 구제와 국내 소금생산 증대를 목적으로 전증도와 후증도 사이의 갯벌을 막아 조성했다.
태평염전에서 맨 처음 만나는 것은 소금박물관(등록문화재 제 361호). 옛 석조 소금 창고를 개조해 수년 전 국내 최초로 문을 열었다. 소금의 역사와 제조 과정, 문화 등 소금에 대한 모든 것을 한 눈에 살필 수 있도록 전시해 두었다. 천일염과 정제염의 차이, 소금의 역사 등을 설명하는가 하면, 소금 생산에 필요한 도구, 소금으로 만든 꽃게 조각품 등 재미있고 유익한 전시물도 한 가득이다.
박물관 입구에는 소금의 깊은 내력을 살필 수 있는 이른바 '맘모스 스텝'이라는 형상과 지도 등도 있다. 구석기 인류가 먹이와 소금을 찾아 유라시아~시베리아~남미로 이동한 맘모스의 이동경로를 따라 나섰다는 생존루트를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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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염은 바닷물과 햇볕, 그리고 바람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자연의 완벽한 합작품이다. 바닷물을 염전에 가둬 햇볕과 바람으로 건조시켜 만드는 것이다. 날씨가 좋으면 바닷물이 천일염으로 되는 데 보름가량이 걸린다.
태평염전에서는 다양한 염전 체험이 가능하다. 직접 결정판에 들어가 소금을 긁어모으는 대파질을 해 볼 수 있는가 하면 물레방아 같은 수차로 소금물을 퍼 올리는 체험도 가능하다. 수차는 얼핏 보기에는 수월해 보이지만 은근히 발에 힘이 들어가는 중노동이다.
해수욕장과 체험거리
증도에 딸린 작은 섬 화도는 사방이 바다가 보이는 아름다운 섬이다. 선화공주가 꽃을 가꾸어 섬에 꽃이 만발했다는 설화가 있으며, 해당화가 많이 피어 만조 때에는 섬이 마치 꽃봉오리 같다고 해서 화도라는 이름을 얻었다. 드라마 '고맙습니다'의 촬영 배경으로, 간조 시 섬을 잇는 1.2km의 노두(갯벌 위에 놓은 돌, 지금은 도로로 연결)가 드러나 운치 있는 진입로가 이어진다.
증도의 또 다른 명물은 우전해수욕장이다. 증도의 대표 해수욕장으로 명사십리를 자랑한다. 기다란 백사장과 송림이 어우러져 야영에 그만이다. 해수욕장에는 갯벌생태전시관이 있어 한눈에 신안의 갯벌과 생태를 살필 수 있다. 또 인근에는 휴양리조트 엘도라도 등 숙박시설이 있다.
검산 방축리 해안가에는 송-원대해저유물발굴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1975년 방축리 앞바다에서 한 어부의 그물에 청자가 걸려 올라오며 시작된 발굴작업은 1984년까지 9년 동안 청자-백자 등 생활 용품 2만 161점, 동전 28톤 등이 발굴 됐다. 증도가 '보물섬'이라는 별칭을 갖게 된 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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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도는 신안의 여느 섬처럼 잘 발달된 뻘에서 낙지, 짱뚱어를 비롯한 각종 어패류가 생산된다. 초여름부터는 싱싱한 병어를 회와 찜으로 맛볼 수 있다. 특히 여름 보양식의 으뜸격인 민어의 주산지도 신안 임자도 해역으로 싱싱한 민어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신안은 갯벌이 발달한 데다 섬과 바위가 많아 예로부터 남서해안의 황금어장으로 꼽히는 곳이다.
◆여행메모
가는 길=◇(승용차)서울~서해안고속도로~북무안IC~현경 교차로~해제-지도~사옥도~증도
◆대전 서구노인복지관 어르신 'Let's Go-세계유산 잠정목록 갯벌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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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서구노인복지관(관장 장곡스님) 어르신 15명과 서구노인복지관과 결연관계에 있는 대전 탄방초등학교 4~6학년 학생 15명이 1:1로 한 조가 되어 갯벌 및 염전 체험, 신안 증도 일대 문화탐방에 나선 것.
탐방단은 먼저 슬로우시티 증도에 도착, 갯벌생태전시관에서 해설사로부터 상세한 해설을 곁들이며 탐방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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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탐방에 참여한 탄방초등학교의 한 학생은 "이번 세계유산 잠정목록 갯벌 편 탐방을 통해 유네스코 자연유산과 슬로우시티 증도의 갯벌, 염전 등 우리의 자랑스러운 유산을 알게 되어 기쁘다"면서 "또 할아버지와 한 조가 되어 여행을 하는 동안 할아버지의 따뜻한 사랑을 느낄 수 있어 더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