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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대출죄기 본격화…실수요자, 대출 받으려면 어떻게?

김소형 기자

기사입력 2017-08-08 07:43


'8·2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주택구입 자금 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서울 등 일부 지역서 집값의 70%까지 빌릴 수 있었던 주택담보대출이 사실상 40%까지만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6·19 부동산 대책에 이어 8·2 대책까지 빠른 속도로 돈줄을 죄고 있다. 당국은 6·19 부동산대책을 시행하면서 지난달 3일부터 서울과 경기·부산 일부, 세종 등 청약조정지역 40곳에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70%에서 60%로, 총부채상환비율(DTI)은 60%에서 50%로 강화했다.

이어 한달 남짓 지난 8·2 대책에서는 서울과 과천 세종 등을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고 LTV·DTI를 각각 40%로 적용하기로 했다. 또한 투기지역 내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을 기존 차주당 1건에서 가구당 1건으로 제한하고, 주택담보대출을 1건 이상 보유한 세대에 속한 경우 추가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면 LTV·DTI 비율을 10%포인트 추가로 낮춰 30%로 적용하기로 했다. 이마저도 세대 기준으로 투기지역내 이미 주택담보대출이 1건 있으면 추가대출이 불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주택 구입을 앞뒀거나 이미 계약을 진행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예상했던 주택담보대출 금액의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방법에 대해 관심이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일단 서울 지역 주택 매수를 보류하거나, 은행 신용대출, 퇴직금 담보, 보험 약관 대출 순으로 알아보라고 조언한다.

마이너스통장이 차선책…제2금융권은 최후 고려 사항

금융당국에서 부동산대책 이전에 집을 계약한 사람은 구제하는 방안을 찾는다고는 하지만 무주택자로 한정될 전망이어서, 집을 '갈아타는' 과정에서 '일시적 2주택' 상황이 된 사람들의 고민이 크다.

특히 대출을 받아 새 아파트를 산 뒤 지금 사는 집을 팔며 기존 주택담보대출을 갚을 계획으로, 서울이나 과천·세종시에서 매수 계약만 하고 아직 주택담보대출은 받지 않은 사람들이 자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일시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이 2건이 되기 때문에 LTV가 30%까지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단 마이너스통장 한도부터 늘리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대출을 받을 때는 담보대출보단 신용대출부터 받아야 대출 규모를 최대한으로 할 수 있다는 것.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뒤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하거나 한도를 늘리려 하면 LTV 회피 대출로 보여 대출 승인이 거절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은행 신용대출은 연봉만큼만 빌려주지만, 최근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연 소득의 1.6배·최대 1억5000만원까지, 씨티은행은 연봉의 1.75배·최대 1억4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맞벌이부부라면 부부가 각자가 대출이 가능해 부부 합산 소득이 7000만원이면 총 1억225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한도를 최대한 늘리려면 최근 12개월 월급 증빙 자료를 뽑아 영업점을 찾아가는 것이 좋다. 은행에서 마이너스통장을 만들 때 보통 지난해 연 소득을 기준으로 한도를 정하지만, 올해 연봉이 많이 올랐다면 최근 12개월 기준으로 심사해 달라고 해 그만큼 한도를 늘릴 수 있다.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늘려도 돈이 모자란다면, 직장인의 경우 사내 퇴직금 담보대출을 고려하는 것도 좋다. 과거에는 은행에서도 퇴직금 담보대출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퇴직금 담보대출이 안 된다. 보험사 약관대출도 또 다른 옵션이다. 납부한 보험금을 담보로 잡기 때문에 금리도 그리 높지 않은 수준이고 대부분 중도상환 수수료도 없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자부담이 큰 카드 대출이나 저축은행 대출 등 제2금융권 대출은 '마지막 카드'로 남겨놓을 것을 권한다.

서민·실수요자 요건 되면 LTV·DTI 완화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늘릴 수 있는 지 알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서민·실수요자 요건에 해당되면 한도 증액이 가능하다.

우선, 무주택 세대주이면서 부부 합산 연 소득이 6000만원(생애최초구입자는 7000만원) 이하이고, 주택가격이 6억원 이하(조정대상지역 5억원 이하)이면 LTV와 DTI가 10%포인트 완화된다. 따라서 서울이나 세종시, 과천시에서 집을 산다면 집값 40%까지만 대출이 되지만 서민·실수요자로 인정되면 50%까지 빌릴 수 있다.

또, 서울 지역 주택구입 자금 마련이 어렵다면 전·월세나 수도권·지방 주택 구입을 고려해봐야 한다. 일단 전세자금 대출 중엔 주택금융공사 버팀목 전세자금대출이 가장 유리하다. 부부합산 연 소득 5000만원 이하(신혼부부는 7000만원) 가구가 대상으로, 수도권은 1억2000만원(지방은 8000만원)까지 연 2.3∼2.9% 금리로 빌릴 수 있다. 이외에도 은행에서 전세자금대출을 통해 전세 보증금의 80%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단, 이번 대책으로 집값이 하락해 집값이 전셋값보다 싸지는 역전세 우려가 있다면 전세보증보험을 이용하면 안전하다. 서울보증보험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판매하는 전세보증보험은 세입자가 전세금을 받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보험사가 피해액을 대신 갚아주는 상품이다. HUG는 5억원까지, 서울보증보험은 한도 없이 보증받을 수 있다.

이밖에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가 아닌 곳에 집을 사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분당(성남시)이나 일산(고양시) 등은 조정대상지역이어서 다른 주택담보대출이 없다면 집값의 60%까지 빌릴 수 있으며 서민·실수요자는 올해 상반기처럼 70%까지 빌릴 수 있다. 또 용인이나 인천, 김포, 안양 등 조정대상지역이 아닌 지역과 다른 지방은 이전처럼 집값의 70%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한편 금융당국은 선의의 실수요자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고 있다. 당국은 '8·2 부동산 대책' 발효일인 3일 이전에 주택매매계약을 체결했지만, 은행에 대출신청을 하지 못한 이들 중 실수요자에 대해 기존한도를 적용해주는 예외를 두기로 하는 등 경과조치 적용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 중이다. 실수요자란 무주택자가 투기지역 지정 이전에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이미 납입한 사실을 명확하게 증명한 경우를 말한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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