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고병원성 AI(조류인플루엔자)가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살 처분 된 닭도 20만 수를 넘어섰다. 예방적으로 살 처분된 닭까지 포함하면 이 숫자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고병원성 H5N8형 AI'로 확진된 농장은 제주 6곳, 부산 기장군 2곳, 전북 군산시 2곳, 익산시 3곳, 완주군 1곳, 전주시 1곳, 임실군 1곳, 경기 파주시 1곳, 경남 양산시 1곳, 울산 3곳 등 총 21곳이다.
초복을 한 달 앞두고 발생된 AI로 외식업체는 비상이 걸렸다. 특히 초복은 연중 국내에서 소비되는 닭의 30~40%가 소비될 만큼 대목인데, 최근 AI 확산까지 더해져 외식업체들은 닭을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외식업체뿐만 아니라 단체급식을 운영하는 기업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복날에는 단체급식 사업장에서도 삼계탕을 특식으로 제공하기 때문이다.
갑작스러운 AI 발생으로 닭 수급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미리미리 닭 확보에 나선 기업들도 있다. 전국 약 500여 개의 단체급식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는 CJ프레시웨이는 6월 초에 초복 특식으로 제공할 삼계 닭 총 8만 수를 미리 확보했다. 초복 당일 전국의 단체급식 사업장에서 약 5만 수의 닭을 삼계탕으로 선보일 수 있게 됐다.
CJ프레시웨이 단체급식 사업본부 관계자는 "여름 성수기에는 닭 값이 비싸지기 때문에 AI 발생 전에 복날에 사용할 닭을 미리 준비해뒀다. 덩달아 AI가 발생되면서 닭 값이 뛰는 것은 물론, 수급도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행히 미리 확보한 닭이 있어 단체급식 사업장에서 복날 삼계탕을 선보이는 데 무리가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한편 AI 발생으로 닭의 안전성이나 위해성 문제로 닭 소비에 대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하지만 삼계탕이나 닭볶음탕처럼 특정 온도 이상에서 가열해 요리하면 AI가 인체에 주는 영향이 전혀 없다.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