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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페로비치, 팟캐스트서 화려한 입담

신보순 기자

기사입력 2017-04-06 20:31


페로비치.



세르비아에서 리딩자키이자 천재기수로 명성을 떨친 페로비치가 한국에 들어온 지 어느덧 2년이 흘렀다. 서울 경주로에 혜성처럼 등장한 페로비치는 데뷔해인 2015년, 47승을 챙기며 일찍이 스타기수의 탄생을 예고했다. 다음해인 2016년에는 면허 갱신으로 오랜 시간 자리를 비웠음에도 72승을 더하며 당당히 서울 최고 기수 반열에 올랐다. 올해는 3월말 기준으로 벌써 33승을 기록, 승률 22.1%로 문세영 기수를 제치고 서울 1위에 랭크돼 있다.

이처럼 파죽지세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페로비치가 지난달 30일(목), 고품격 경마방송 '트리플크라운' 팟캐스트에 특급 게스트로 출연해 많은 화제를 모았다. '페로비치 효과', '페로비치 조교'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그는 경마인생에서 사생활에 걸쳐 다양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으며 청취자들의 귀를 즐겁게 만들었다.

지금의 페로비치가 있게 된 데에는 고향 경마장 주인의 몫이 컸다. 그는 "어려서 살던 동네 이웃이 경마장 주인이었다"며 "키가 작고 몸이 왜소한 내게 일찍부터 기수를 추천했다"고 했다.

이후 페로비치는 17세의 어린 나이에 기수면허를 따고 이탈리아와 세르비아에서 맹활약하게 된다. 그랬던 그가 한국경마에 몸담게 된 계기는 일본과 관련이 깊다. 당시 일본은 국가별로 5위 안에 랭크된 기수들을 초청해 일본경마를 체험시키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었다. 그곳에서 우연히 한국경마를 소개받은 그는 이를 좋은 기회로 여겨 한국행을 결심하게 됐다.

페로비치는 세르비아와 한국경마의 차이도 함께 밝혔다. 그중에서도 패널을 가장 놀라게 만든 건 세르비아의 경우 상금이 적은 탓에 기수들이 다른 직업을 겸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최고 기수란 타이틀을 지키기 위해 경주에만 몰두해왔다"며 기수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을 표했다.

패널들의 짓궂은 질문에 페로비치는 특유의 농담을 선보이며 위기를 모면하기도 했다. 그는 "돈을 많이 벌어서 세르비아에 집이 여러 채 있단 소문을 들었다"라는 질문에 대해 "세르비아 물가가 워낙 싼 탓이다. 한국에서 한 채 마련할 돈이면 세르비아에선 10채도 살 수 있다"고 해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한국을 강타하고 있는 '페로비치 효과'와 관련해선 겸손함을 드러냈다. 패널이 "페로비치 효과라 불릴 만큼 눈부신 활약을 펼친 덕분에 '벨리'와 '얀' 같은 해외 유명 기수가 한국경마에 합류하고 있다. 더불어서 페로비치의 기승술과 조교 스타일을 눈여겨보는 기수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하자 "나도 이곳에 와서 한국 기수들의 기승술을 눈여겨보고 있다. 서로 좋은 점은 보고 배웠으면 좋겠다"고 답하며 고마움을 함께 전했다.

아직 싫어하는 조교사는 없단다. 그는 "가장 싫어하는 조교사는 누구"라는 질문에 "어지간하면 요청대로 기승하는 편이지만, 다른 좋은 방법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이야기 한다"며 "그럴 경우 대부분 의견을 잘 받아들여준다. 때론 잔소리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애정 어린 조언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가장 좋아하는 경주마는 '미래영웅'이다. 이유를 묻자 "그냥 왠지 모르게 좋다"고 짧게 답했다. 별다른 취미는 없다. 그는 "한국말을 타는 게 어렵다보니 다른 취미를 갖기 힘들었다"며 "휴일에는 무조건 쉰다"고 했다.

한국에 들어온 지 2년이 흘렀지만 아직 한글에는 익숙하지 않다. 아는 한글을 전부 말해보라는 패널들의 요청에도 그는 "발주, 습보, 구보, 한바퀴, 안쪽, 바깥쪽…" 이라며 온통 경마용어만 나열해 패널들에 큰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페로비치에게 있어 기수란 '말을 많이 사랑하고 용기 있는 사람'이다. 말을 잘 타는 한 기수로 몸담겠다는 그는 경마팬들에게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있음에도 모든 경주에서 좋은 성적을 내긴 힘들다"며 "원해서 그러는 게 아닌 만큼 양해를 구하며, 늘 한결같은 응원을 부탁드린다"며 방송을 마쳤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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