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승의 마장산책
사람의 마음에도 온도가 있다고 한다.
마음 온도는 계층에 따라 다른데 40대 여성 직장인이 영하 6.2도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요즘 경마계 사람들은 마음의 온도는 이보다도 훨씬 더 낮을 것 같다.
매년 연말만 되면 경마시행체인 마사회는 마주협회, 조교사협회, 기수협회 등 유관단체들과 경마계획과 상금 문제를 놓고 한바탕 씨름을 해야 한다.
그런데 올해는 여느 해와 달리 생존에 직결된 여러가지 난제들이 있어 올해 경마계획을 아직도 결정짓지 못한채 대치하고 있다.
▲부가상금(복리후생비성 상금) 20% 축소, 경쟁성 상금으로 전환 ▲경마 상금 매출연동제 ▲관리사 인건비 조교사에게 지급(현재는 조교사협회로 지급) ▲상금 주불제 실시 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운 문제들이다.
마사회는 강행하겠다는 입장이고 유관단체들은 생존권이 걸린 문제여서 파업도 불사할 태세이다.
그러니 경마장의 온도는 혹한 그 자체인 셈이다.
마음의 온도가 지극히 낮은 상태에서 치러지는 경주가 팬들에게 과연 얼마나 감동을 줄 수 있을까.
서로 밀고 당기는데 쏟아붓는 그 노력들을 보다 멋진 승부를 연출하는 쪽으로 돌린다면 경마가 국민의 사랑받는 레저로 승화되고 경마장도 혹한 속에 훈훈한 분위기로 바뀔 것으로 기대된다.
<이규승 전 스포츠조선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