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으로 인해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소비절벽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연초부터 백화점들의 대대적인 세일에도 불구하고 매출 증가세가 더디기 때문이다. 설 대목을 앞둔 대형마트들의 매출 상승세도 예전 만 못하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일 신년 세일 개시 이후 지난 주말 8일(일요일)까지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1월 2~8일·토~금)보다 14.1%(신규점 제외) 늘었다. 가전(44.8%)과 명품 등 해외패션(23.6%)의 경우 호조를 보였지만, 아웃도어(4.3%)·스포츠(7.4%)·여성캐쥬얼(8%) 등은 평균 증가율을 크게 밑돌았다. 포근한 날씨 탓에 패딩 등의 판매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세일에 들어간 현대백화점의 올해 들어 8일까지 매출도 작년 동기보다 13.3%(신규점 제외)가 늘었다. 해외패션(18.2%)과 최근 가격이 인하된 모피(19.1%), 여성복(18.3%)의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세일을 월요일인 2일부터 서둘러 시작하고 다양한 경품행사를 진행하면서 10% 정도 매출이 늘었지만 지난해 11, 12월 크게 위축된 소비가 풍선효과 때문에 잠시 개선된 것인지 소비가 그나마 조금 회복된 것인지는 아직 세일 초반이라 판단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11월과 12월 매출 증가율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1.5%, -0.7%로 오히려 줄어든 바 있다.
대형 할인마트 상황은 백화점 업계보다 좋지 않다. 올해 들어 지난 7일까지 전년대비 매출이 1%가량 줄어든 곳도 있었다. 설 대목을 앞둔 상황이라 아직 실전 개선의 여지는 있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는 눈치다. 대형마트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1월의 영업일수가 설 연휴로 인해 적어 매출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소비 심리 위축과 겹치는 등 1월 매출 상승에 대한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설 대목을 맞아 매출 상승으로 이어질 일말의 가능성은 있다"며 "고가의 선물세트를 선보여온 백화점들이 5만원 이하 상품세트를 선보이고 있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그만큼 저가 선물세트 수요자가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 위안거리"라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