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모바일 주제판 '여행+'를 편집하면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패러디 문구를 노출해 논란에 휩싸였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날 주로 국내외 여행 정보 등을 소개하는 모바일 페이지 여행+의 최상단에 '그것이 알고 싶다 세월X? 비행노선X!'라는 제목을 노출했다. 비행노선X에는 가장 붐비는 노선과 인천공항 밤 비행기 지연 출발의 비밀 등 두개의 블로그 글을 배치했다. 비행노선X라는 제목은 네티즌 '자로'가 지난달 25일 공개한 다큐멘터리 '세월X'에서 세월호 참사의 원인에 관한 나름의 분석을 제시한 것을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같은 페이지 하단에 세월X를 연상시키는 '여행 엑스'라는 제목을 거듭 되풀이하기도 했다.
네티즌과 업계는 여행+의 편집이 단순 패러디라고 할지라도 세월호 참사의 배경과 사회적 의미를 고려할 때 적절한지 의문이 든다고 비판하고 있다. '절대 타지 마세요…붐비는 비행노선' 등의 소제목은 사실상 특정 비행노선을 세월호에 빗댄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붐비는 비행노선을 고르면 추락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어 언급된 항공업체의 이미지까지 훼손시킬 수 있다. 네이버 측은 파문이 일자 "주요 서비스 영역임에도 세심하게 들여다보지 못한 책임을 깊이 통감한다"며 "여행+는 네이버가 언론사와 합작한 '여플 주식회사'가 구성, 편집,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협업 프로세스를 재점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네이버가 해명했음에도 국내를 대표하는 플랫폼 사업자로서 더 많은 사용자의 눈길을 끌기 위해 도를 넘은 편집을 방치했다는 비판을 면하긴 어려워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노이즈 마케팅 등 패러디를 통한 IT업계의 클릭수 올리기가 만연됐다고 하더라도 사회적 아픔을 마케팅에 활용한 것은 충격적인 일"이라며 "패러디나 사회풍자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논란에 휩싸일 수 있는 만큼 상황에 맞는 올바른 선택을 위한 관리감독이 소홀한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네이버의 여행+는 최근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민감한 이슈를 정면으로 다뤄 국민적 지지를 얻은 SBS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를 '그곳이 알고 싶다'로 패러디한 제목도 노출한 바 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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